장길수 G밸리팀장 ksjang@etnews.co.kr
G밸리 연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신년을 준비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G밸리 기업인 단체 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G밸리 내에는 여러 기업인 단체들이 활동 중이다. 국가산업단지 내 경영인들의 모임인 경영자협의회를 비롯해 1단지(구로구) 기업인 단체인 ‘한국디지털단지 기업인연합회’, 2·3단지(금천구) 기업인 모임인 ‘가디컴’(가산디지털단지 기업인 모임) 등 여러 단체가 기업인들의 이해관계 대변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구로상공인회·금천상공인회·각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별 기업인 모임까지 합하면 생각보다 많다. G밸리 기업인 입장에서 이들 기업인 모임에 다 참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문제는 이들 단체가 각각 제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 있다. 기업인 단체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어 공론화되고 G밸리 미래상을 담보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기업인 단체 행보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과연 G밸리 기업인 이해를 대변하고, 국내 최고의 지식산업단지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동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법이다.
동상이몽이라는 생각이 든다. 1단지 기업인 연합회는 최근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G밸리 내 단체로만 머물지 않고 전국 각 지역의 디지털밸리를 연결해 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모양이다. 가디컴은 상대적으로 가산디지털단지 내 기업들이 G밸리 내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고 발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안형환 의원실과 공동으로 G밸리 발전에 관한 토론회를 연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역시 1단지 기업인연합회와 마찬가지로 내년에 사단법인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G밸리 내에서 대표성과 명분을 갖고 있는 경영자협의회는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은 ‘현재 진행형’인 상태다.
G밸리 내 기업인들은 이 같은 단체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기업인 단체들이 G밸리 차원에서 발전 방안을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는 따끔한 지적도 나온다.
G밸리 단체들은 조직이나 단체의 이해를 떠나 갈등을 추스리고, G밸리 발전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G밸리 관리주체인 산업단지공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관리권을 누가 갖고 가는 게 좋으냐는 근본적인 질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기는 하지만 현행법상 산업단지공단은 G밸리의 유일무이한 관리주체다. 그에 걸맞은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단공뿐 아니라 각 기업인 단체들이 G밸리 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관점에서 화합을 우선해야 한다. 그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도 늦지 않다. G밸리는 G밸리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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