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앞두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에 `북(北) 리스크`가 되살아나고 있다.
2,020선을 뚫으며 연말 랠리 분위기에 취했던 코스피지수는 한 달 만에 되살아난 `해묵은` 악재에 장중 2,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증시의 상승 추세를 훼손할 대형 악재로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어 외국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장 초반부터 개인들이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오전 10시 현재 개인 순매도액이 2천억원을 웃돌고 있다.
개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 부근으로 급락했다. 개인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튿날인 지난달 24일에도 5천718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외국인이 1천억원가량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하락세를 막고 있다.
`마디지수`인 2,000선이 장중 붕괴하기는 했지만 하락률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그동안 급등 랠리를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하락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개인의 투자심리가 불안해지면서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움직임"이라며 "지난달 연평도 포격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증시가 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블랙스완(검은백조)`에 비유한다. 미국의 대공황, `9.11 사태`처럼 극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일단 현실화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확률적으로 북한 문제는 증시와 무관하다고도 볼 수 있다"며 "북리스크가 현실화하는 것은 전쟁인데,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증시 전망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의 움직임, 북한 측 대응 등에 따라 긴장 국면이 지속된다면 더는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아일랜드 신용등급 강등 등 유럽 재정위기 악재가 끊이지 않는 시점에 남북 긴장이 겹쳐지면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당장 투자전략을 취하기보다는 상황 전개를 지켜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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