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과 업무 효율성 증대, 신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 최고정보책임자(CIO)에 대한 경영진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전문가는 향후 CIO의 최우선 과제가 기업의 수익 창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정보화가 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을 위해 많은 인프라를 다시 구축했으니 이제 CIO도 ‘돈을 버는 데’ 동참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그렇다고 CIO가 직접 영업 전선에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CIO들에게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업의 사업모델을 변화시키고 고도의 성장을 이루고 있는 넷플릭스가 새로운 롤모델이 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최근 발표한 SERI 경영노트를 통해 넷플릭스가 1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세계 최대 유료 콘텐츠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1997년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16억7000만달러를 기록하고 가입자 1200만여 명을 보유한 굴지의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넷플릭스는 가치 있는 인센티브와 유쾌한 소비경험, 과감한 자기혁신을 모토로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켰다. 무엇보다 고객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행동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 비결이다.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유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무료 다운로드 고객을 유료 기반의 콘텐츠 소비문화로 유도했다. 또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N스크린 환경을 조성해 서비스의 편리성과 적시성을 높였다. IT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고객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빠르게 변하는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비용을 줄이고 시스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부분의 고객 서비스가 AWS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내부 혁신도 동시에 단행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에 있지만 IT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처럼 전략과 기술을 접목해 혁신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변신을 고민하는 CIO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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