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침체를 겪는 동안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소비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마케팅에 성공해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현대차(AHyundai set to shift a gear for expansion)`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달 미국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선보일 스포츠쿠페 FS와 내년도 주요 투자 계획 등을 소개하면서 현대차가 경제위기 속에서 성장한 배경을 자세히 분석했다.
이 신문은 "2008~2009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폴크스바겐, 포드와 함께 게임의 법칙을 바꾸며 부상하는 업체에 속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자동차시장이 27년 만에 최악의 부진을 보인 미국에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회사는 현대.기아차와 일본의 스바루 뿐이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특히 경기침체 기간에 고객이 실직하면 위약금 없이 환불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들과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FT는 현대차가 훨씬 오래 전에 입지를 다진 일본 경쟁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면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순위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인 JD 파워의 고객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7위로 상승했으며, 이는 도요타, 혼다를 비롯한 다른 대중적인 브랜드 보다 앞선 것이다.
쏘나타의 11월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71%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도요타의 대표 브랜드인 캠리 판매량은 25% 감소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이 신문은 "불과 20년 전만해도 품질 낮고 매력 없는 브랜드라는 혹평을 받았던 현대차가 이처럼 업계 강자로 부상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이끈 2001년 이후 대량생산에 주력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품질 및 고객만족에 중점을 뒀다"고 칭찬했다.
FT는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 시도를 예로 들며 "올해 품질문제로 어려움에 빠졌던 도요타가 입증하듯 빠른 사업 확장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충고를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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