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물고 있다. 지나간 세월의 공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한해를 맞을 준비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 IT를 접목하여 단시간 내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룩했다.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라는 기치 아래 디지털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루어왔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일류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과거의 디지털혁명을 넘어서 IT를 활용하여 인본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스마트혁명을 새롭게 선도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기존 슬로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보화로 앞선 한국, 스마트화로 완성하자’라는 구호를 주창하고 싶다.
정보화의 가장 큰 가치는 성장에 있었다. IT를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행복한 인간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의 정보화는 인간이 진정 행복을 향유할 수 있는 스마트한 사회를 만드는데 활용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사회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 인터뷰를 통해 미래사회 비전을 조사했다. 결과를 보면, 가장 바람직한 정보화의 미래상은 IT가 인간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이다. ‘행복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보화가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기존의 디지털혁명을 넘어서 스마트기술과 스마트가치가 융합된 스마트혁명이라는 문명사적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혁명이 가져다 줄 스마트 사회는 인간이 중심이 되는 가치지향적인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정보화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앞으로는 단순히 물질적 풍요를 통한 행복이 아니라, 자아실현·경험·나눔·봉사 등을 통해 얻어지는 행복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정의와 공정성 역시 더욱 중요해질 가치다. 사회적 풍요가 확장될수록 불균형과 양극화로 인한 공정성 및 정의에 대한 논란은 더욱 증대될 수밖에 없다.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에 의해 물질 추구의 극단에 서게 되면 결국 다시 본질적인 가치 추구로 회귀하게 된다. 앞으로의 정보화는 이러한 가치 지향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성장을 지원하는데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문제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근본적인 고찰과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시방편, 혹은 지금 당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문제 생산의 대응을 자주 해왔다. 문제 해결의 가장 빠른 길은, 당장은 멀리 느껴질지라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미래 파급효과를 고려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근시안적 시각을 벗어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전략 수립과 지속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 무형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미래의 핵심 경쟁력은 결국 인재가 된다. 우리나라는 순발력과 손재주가 뛰어나고 예술적 기반이 풍부한 만큼 21세기형 창의적 인재 육성에 유리한 면이 많다. 창의적 스마티즌의 육성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마트사회를 구현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는 ‘IT인프라 강국에서 IT기반 창의강국’으로 발돋움해야 할 때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kimst@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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