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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가진 전자제품을 잡아당기거나 구부리거나 늘리거나 구기면 어떻게 될까. 아마 물리적으로 구부리거나 늘리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운 좋게 구길 수 있으면 십중팔구 그 전자제품은 망가질 것이다.
그런데 ‘편안한 전자기기(comfortable electronics)’라는 제품이 있다. 실리콘 안에 보이지 않게 전자제품을 탑재한 것이다.
다국적 스포츠 용품 전문업체인 리복은 최근 미국의 한 신생벤처인 MC10과 협력해 내년에 입을 수 있는 전자제품을 출시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운동복 등에 쓰일 것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입기만 하면 자신의 운동량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넓게 보면 의류용 전자제품(wearable electronics)의 범주에 속해 최첨단 기술은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다. 실제로 여성 속옷 안에 심박 수를 측정할 수 있는 칩을 넣어 심장 박동수를 측정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에 금속성의 물질이 있다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리복 측에서 개발 중인 제품은 실리콘과 전자제품을 결합해, 이 옷이 기능성 의류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양사는 현재 “착용자가 보이지 않는 IT기기와 편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구체적인 제품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자기기를 기존 의류용 전자제품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리콘이라는 거부감이 적은 소재가 피부와 직접 닿아 있는 경우 보다 정확하게 생체신호를 측정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센서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결합하는 경우 운동선수들의 걸음걸이, 관절의 긴장도 등 측정이 쉽지 않은 정보를 생산하는 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과거의 의류용 전자제품이 칩 기반이라면, 이제는 실리콘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의류용 전자제품의 대중화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