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자력발전(원전) 수출국으로 급부상한 말레이시아가 우리와 원전 인력양성 공동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등 원전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 원전 필요성에 대한 국민인식을 88% 찬성까지 끌어올린 한국의 경험을 말레이시아에 전수, 말레이시아 국민수용성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9일 말레이시아 피터 친 에너지녹색기술수자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2021년까지 첫 원전 건설 및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측과 원전 분야 협력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엔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배석했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가진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적극 설명하고 사회적 수용성 제고, 원전 관련 제도 마련, 인력 양성 등 지난 30년간 원전과 관련된 경험을 전수할 것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피터 친 장관은 고리원전 방문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에 큰 관심을 표명했으며, 국민 수용성 문제 해결과 원전 전문가 육성 관련 양국 간 협력을 요청했다. 양 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에 원자력 인력 양성 프로그램 관련 당국자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 10월 ‘녹색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두 차례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한데 이어, 내년 4월 제주에서 제3차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팜유 등을 활용한 바이오에너지분야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친 장관이 제안한 양국 기업 간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위한 녹색기술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또 한국 석유·가스공사와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간 제3국 유전 개발 협력 확대를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액화천연가스(LNG)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2015년 종료 예정인 LNG 장기도입 계약의 연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 전체 LNG 수입량의 20%를 맡고 있다.
양국 장관은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말레이시아에서 내년 9월 개최되는 ‘국제 녹색기술 및 환경제품 박람회(IGEM)’에 대해서도 서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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