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1기 방통위] <하> 이것만은 해결하고 가라

1기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 부문, 특히 산업과 서비스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 통신 요금인하는 합격점 이상이지만, 새로운 서비스 산업 진흥이나 공정경쟁을 위한 규제방안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올해 신규 제4 이동통신사업자의 출현과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 진출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 경쟁 활성화를 유도해야 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와이브로 기술이나 DMB 등 훌륭한 기술조차도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경쟁 촉진을 위한 통신정책을 세워라=현행 구조에서 후발 통신사업자가 생존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매출액 일정비율을 마케팅 비용으로 정한 이른바 ‘좌파식’ 방통위 정책마저 실패했다. 1위 업체에 대한 쏠림현상, 규모의 경제 아래에서 후발사업자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방통위는 IT산업 발전과 육성, 통신방송 융합시대에 대비한 로드맵과 진흥과 규제, 경쟁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기존 통신사업자 간 건전한 경쟁을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자와의 새로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전적으로 방통위 몫이다. 방통위의 통신정책은 지난 3년간 사실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발주자였던 하나로통신, 파워콤, 데이콤, 온세텔레콤 등 후발 통신사업자가 통신시장 경쟁에서 밀려 통폐합됐다. 케이블시장에서도 이합집산이 이어지고 있다. 구태의연한 지역구도가 아직도 존재한다. 이동통신시장에서도 PCS사업자였던 KTF와 한솔PCS도 통합됐다. 현재의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구도마저도 위태롭다. 통신시장에서의 효율적 경쟁체제 구축은 서비스 품질향상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요금인하, 통신산업에서 단말기 및 장비 발전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다. 정통부나 방통위의 효율적인 규제와 진흥정책이 있었더라면 통신사업자와 제조업체는 ‘아이폰 충격’에 미리 대응, 주도권을 쥘 수 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핵심기술 R&D, 보다 스마트하게=‘방송통신발전기금’을 바탕으로, 이제 방통위는 독자적인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음성과 영상, 3D HDTV 등 통신 미래를 선도할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며,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독려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통신에서의 스마트시대에 맞는 경쟁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통신시장의 구도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시대에 맞는 서비스 역무 구분, 그에 따른 진흥과 규제제도를 정비해야만 한다. 통신사업 부문에서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후발사업자가 생존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IT컨트롤타워 부재도 문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 3월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기자간담회 행사에서 “조금 사려 깊지 못한 결정으로 부작용을 낳게 된 거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시점에서 정부조직을 개편하자고 나서는 것도 우습고, IT특보 등과 꾸준한 논의를 통해 정부구조 개편 시기가 되면 공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금이라도 IT산업과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사명과 임무를 재조정해야 한다. 콘텐츠를 규제하는 기관이 될지, 아니면 통신과 방송을 주도하는 미래지향적인 부처가 될지는 전적으로 방통위 몫에 달렸다.<통신방송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