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3일 타결된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상호 4년 후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은 한미 FTA 협정문은 그대로 두고 이번에 합의된 내용은 구속력 있는 약속을 담은 서한 교환 형식으로 규정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외교통상부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전자업계는 이번 한미FTA 체결이 직접적인 대미 수출경쟁력 제고보다는 물류 인프라 개선 등 간접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4년 후 공동으로 관세 철폐가 합의된 전기자동차의 수출경쟁력 제고와 한국에서 소량으로 생산·수출되는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전자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적잖은 업체들이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관세철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미 멕시코 등 미국 인접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관세인하로 인한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TV의 경우 지금도 사실상 무관세로 미국에 수입·판매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은 관세와 무역장벽을 폐지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와 휴대폰도 현재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TV와 냉장는 각각 5%, 1∼2%가 적용된다. 미국으로의 전자·IT 제품 수출량의 획기적 증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자업계는 간접적 영향과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수출입 관련한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개선 효과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교역량이 늘면서 물류 통관시스템의 선진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미FTA 협정으로 교역량이 늘어나면 물류나 기타 수출인프라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도 “한국에서 생산된 신제품 혹은 소품종 고급 제품의 경우 관세 혜택을 받게 되어 수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 체결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통관이 빨라지는 등의 간접적 효과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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