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대회는 물론 한국·일본 모두 골프 대회가 끝났다. 그 중에서 미국 PGA는 왠지 좀 썰렁하다. 짐 퓨릭이 1000만달러 상금이 걸린 페덱스컵에서 우승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타이거 우즈가 빠졌기 때문일까? 주인공이 없는 영화같다고나 할까? 흥행에 성공하려면 영웅적인 스타가 있어야만 한다.
비단 골프뿐만이 아니다. 주말 연속극도 그렇고 다른 스포츠도 그렇다. 김연아와 박태환이 빠지면 올림픽도 재미없고,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재미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년에는 타이거 우즈가 과거와 같은 컨디션을 회복해서 꼭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뿐만 아닐 것이다.
국내 골프투어도 마찬가지다. 영웅적인 스타가 나타나야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스폰서도 늘어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의 상금왕 김대현(22)의 출현은 골프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길게 때려내는 드라이브 샷을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그는 머지않아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로 자리매김할 것이 틀림없다. 물론 최경주를 비롯해서 메이저 대회 우승자 양용은도 기량만 생각한다면 세계 톱 클래스에 드는 선수들임에 틀림없지만 과감하게 영웅적인 샷을 때려내는 김대현과는 느낌이 다른 선수들이다.
기량이 출중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이 드는 선수가 2010년 일본 남자투어 상금왕이 확정적인 김경태(24) 선수다. 2008년 한국 프로골프 대회를 석권하다시피 했던 김경태는 2009년 일본으로 건너가 올해 드디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김경태의 플레이는 시원시원한 맛이 없다. 공격형이라기보다는 관리형이다.
일본 투어의 젊은 라이언 이시카와 료(19)가 뿜어내는 포스가 없다는 뜻이다. 김경태가 재벌 그룹의 월급쟁이 사장 같다면 이시카와 료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치는 벤처기업 설립자같은 느낌이 든다. 스타가 탄생해야 연관 산업이 죄다 붐을 이룬다.
한국 골프계에도 포스를 뿜어내는 스타가 탄생하려고 한다. 김대현을 필두로 배상문(24), 노승렬(19)이 뒤를 잇는다. 이 선수들 모두가 1승, 2승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기량을 폭발적으로 뿜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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