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방송 지재권 50% 달라” 물의

국내 e스포츠 업계와 저작권 협상을 벌이고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협상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지위를 이용해 무리한 권리주장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1일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저작권 협상에서 방송사에 스타크래프트를 이용해 제작된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의 50%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크래프트 대회영상을 포함해 선수들이 출연한 방송프로그램 등 관련 제작물의 저작권에 대해서도 블리자드가 50%의 권리를 갖겠다는 의미다. 국내 e스포츠 업계는 어느 저작권자도 요구하지 않는 과도한 요구라며 반발했다.

일반적인 저작권 협상에서 계약자는 원저작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는 계약자가 갖는 것이 관례다. 현행 저작권법 5조 1항에도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이하 ‘2차적 저작물’이라 한다)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라고 규정돼 있다.

현재 온게임넷과 MBC게임 등 게임전문 케이블채널에서 스타크래프트 관련 방송의 편성 비율이 절반을 넘고,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2차 저작물의 50% 요구는 상식을 벗어난 요구로 보인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국장은 “2차 저작물에 대한 공동소유는 납득할 수 없는 요구사항”이라며 “다만 지재권 협상을 원활히 하기 위해 홍보 등 비상업적 용도로 이용할 경우에 한해서는 허용하겠다는 전했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도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 주장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문화부 저작권정책과 신종필 서기관은 “저작권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고, 저작권자의 권리행사도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주장 등 과도한 주장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e스포츠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무리한 권리주장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저작권을 이용해 제작된 저작물이 정상적으로 이용되는지, 불법적인 판매 등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