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하다 언성 높아져 문을 발로 찼다. 술 마시다 감정 폭발해 술잔을 집어던졌다.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긴 하지만 10년 이상 주홍글씨가 되어 붙어 다닐 것 같다. 상대가 피할 것 같지도 않고 내가 퇴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니 화해를 하긴 해야 할 텐데 언제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에게 무시당할까 걱정되고 남들에게 구차해 보일까 염려스럽다. 그냥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스리슬쩍 말이라도 걸어볼까. 불편하고 껄끄러워서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이미 박힌 주홍글씨는 지울 수 없다. 유일하게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이 일을 어떻게 마무리하는지다. 화해의 시도는 상대방이 받아주면 100% 성공한 거고 안 받아줘도 50%는 성공한 거다. 실수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 관대한 사람이 된 것이니 말이다. 화해를 시도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인데다 뻔뻔한 사람까지 되어버린다. 어렵겠지만 입을 열어 화해의 행동을 취하자. 우선 색다른 장소로 정중하게 초대하자. 서먹서먹한 분위기로 싸운 기억을 되살릴 만한 사무실에서 화해를 시도하는 것은 성공 확률이 낮아진다. 특별한 장소에서 색다른 분위기로 이곳에 얽힌 추억과 내가 왜 이곳을 좋아하는지를 이야기하다 보면 훨씬 사안에 매몰되지 않는다. 화해의 자리는 해명의 자리가 아니다. 기필코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진작에 버리자. 이 자리는 앞으로 잘해보자이지 그때 왜 그랬나를 해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화해의 자리는 담판의 자리도 아니다. 잘잘못을 따지고 옳고 그름을 논하면 안 된다. 이 자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 만나는 자리다. 화해의 자리는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은 마음으로 와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필요에 의해서 억지춘향으로 싫지만 앉아있으면 상대도 그것을 느낄 것이다. 소통하다 보면 호통치는 일도 생긴다. 이번 일로 더 친해질 수도 있으니 마음 열고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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