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19> 발~

어떤 행위나 행동이 매우 서투르거나 어색함을 강조해 나타내는 접두어.

행동을 나타내는 말 앞에 ‘발’을 붙여 사용한다. 보통 어떤 일을 매우 서투르게 할 경우, “너는 일을 발로 하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용례로 ‘발연기’(발로 하는 연기), ‘발컨’(발로 하는 게임 컨트롤) 등을 들 수 있다. 형편없는 번역은 ‘발번역’, 형편없는 요리는 ‘발요리’라 할 수 있다.

‘발컨’은 게임 플레이를 위한 조작 실력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을 조롱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게임 용어다. 온라인게임에선 공통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직업과 레벨에 맞춰 제 역할을 해 줘야 한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발컨’이 끼게 되면 파티 전체에 민폐를 끼치게 된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서든어택’류의 총쏘기 게임에서 상대방에게 현격한 실력 차이로 패하게 되면 “발컨하십니까”라는 조롱을 듣게 된다.

게임은 눈과 손의 협응과 빠른 판단력, 이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마우스 및 키보드 컨트롤을 필요로 하는 인간 능력의 종합적 발현이다. 따라서 게이머 중에서도 발컨과 ‘신컨’(신이 내린 컨트롤)이 자연스럽게 갈리곤 한다.

인터넷에선 실제로 발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조작하는 말 그대로의 ‘발컨’을 시도한 사진이 떠돌고 있다.

‘발~’이 붙은 말 중 최근 널리 쓰이는 말이 발연기이다.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이나 아이돌이 TV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발연기는 인터넷 세계를 넘어 오프라인 언론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거론된다.

배우 박재정은 2008년 드라마 ‘너는 내 운명’에서 극도로 어색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발연기’란 용어를 대중에 각인시켰고, 최근엔 ‘자이언트’의 황정음도 발연기 논란을 겪기도 했다.

* 생활 속 한마디

A: 발로 기사 쓰는 기자는 좋은 기자인가요?

B: 발로 뛰는 기자가 좋은 기자죠. ‘발’기사는 곤란합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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