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의 요정 지니가 세 가지 소원을 빌라고 한다면 그중 두 가지는 ‘학벌’과 ‘집안’일 것이다. 이 두 가지 열쇠는 성공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외모는 나이들면 다 비슷해지고 실력도 올라가면 다 감춰지는데 학벌과 집안은 점점 격차를 만든다. 비빌 언덕이 없으니 공부라도 하라던 엄마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만 뼈저리게 후회한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아무리 땀 흘려도 안 되고 아무리 뛰어도 따라잡지 못하겠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학력(學歷)이 아니라 학력(學力)이다.
공부한 역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배울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동안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앞으로도 잘 배울 것 같아서 학력(學歷)을 보는 거다. 그 선입관을 타파하려면 나부터라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깨닫자. 든든한 경제력도 없고 끗발있는 배경도 없으면 잡초 같은 생명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피해의식과 자격지심만 가득하다. 분개하고 억울해 할 일이 아니라 인정하고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일이다. 공부는 많이 안 했지만 겸손하다거나, 아는 건 별로 없지만 배운 건 꼭 실천한다거나, 밥은 잘 못 사지만 유쾌해서 인기있을 수 있다. 어차피 세상은 불공평하다. 어차피 그렇기 때문에 차라리 안하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차피 그렇더라도 아무튼 해보겠다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의 대구어가 ‘차라리’만 있는 게 아니라 ‘아무튼’도 있다. 학교 다닐 때는 엄마의 말을 흘려 듣더니 나이 들어서는 세상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제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여전히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 다시 생각하고 한번 더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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