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u시티 중단 공식 통보…지자체들 “행정소송 불사”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9개 지방자치단체에 u시티 사업 중단과 축소를 공식 통보했다.

LH공사는 u시티가 신도시 분양가 상승을 유도하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국정감사와 감사원 지적 사항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으나 해당 지자체들은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2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LH공사는 최근 시흥·화성·평택·양주 4개 지자체에 u시티 사업 중단을 담은 사업 계획 변경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 또 김포·오산·수원·대전 도안·성남 위례 신도시 5곳에는 u시티 구축 규모를 대폭 줄일 것을 요구했다.

LH공사 관계자는 “u시티가 법적 근거가 없는 시설이며 따라서 법정기반시설이 아닌 것은 모두 축소하라는 감사원 지시와 u시티가 분양가 상승을 유도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지난 8월 30일 국토계획법에 규정한 법정 기반 시설에 유비쿼터스 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u시티가 법적 근거가 없는 부당한 기반시설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LH공사의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며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는 지난 2008년 LH공사와 지자체 간 u시티 구축 협약을 맺고 양쪽 합의에 의해 진행한 상황을 LH공사가 독단적으로 파기하는 것에 대해 행정소송도 검토하기로 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라면서 “LH 측에 중단은 불가하며 규모는 줄이더라도 예정대로 u시티를 구축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또 u시티 중단 근거로 내세운 감사원의 해석은 지난 2008년 9월부터 시행에 돌입한 ‘유비쿼터스 도시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이하 u시티법)’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u시티법 2조 3항에 따르면 ‘u시티 기반시설은 국토계획법에 규정한 기반시설에 건설·정보통신 융합기술을 적용해 지능화된 시설’로 정의한 만큼 법적근거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u시티 시스템 구축비는 전체 사업비의 0.5%가 안 되는 만큼 u시티 사업비가 택지조성 원가에 포함돼 분양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는 해석은 과도하다”며 “분양가를 상승하는 요인을 종합적으로 조사하지 않고 성급하게 내린 결론”이라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u시티 개발의 90% 이상을 시행해온 LH공사가 신규 u시티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한 임원은 “국토부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차관까지 나서 u시티가 신성장동력이라며 강력 육성의지를 내비치고, 내년에는 대규모 테스트베드까지 만들기로 했지만 정작 시행기관이 손을 놓으면서 정부 발언이 신빙성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u시티가 법적 근거가 있지만 의무조항이 없었다는 점에서 u시티 구축을 일정 부분 강제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