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세서리 `병행 수입`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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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쇼핑몰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 보호 케이스. 업체는 `병행수입`이라고 표기해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그레이 마켓(병행 수입)’ 제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제 자리 잡기 시작한 관련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벨킨은 병행수입 업체의 제품 판매 중단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한국벨킨 관계자는 “일부 인기 제품의 경우, 매출이 30% 가량 줄었다”며 “정식 수입 제품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병행수입 업체의 성장세가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병행수입 업체는 정식수입 업체와 달리 특정 인기 제품만 ‘찍어서’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므로 피해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인케이스’ 국내 정식수입 업체인 프리즘 역시 “최근 병행수입 제품이 늘고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병행 수입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 실제, 벨킨의 인기 제품인 ‘그립 뷰’의 경우, 한국벨킨에서 판매하는 권장소비자가격은 2만9800원이지만, 병행수입 업체는 1만5000원에 판매한다.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차이 난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업계는 관련 시장이 작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의류·스포츠용품이나 일부 정보기술(IT) 기기에 한정됐던 병행수입이 액세서리 시장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본 제품만 대량으로 확보 한 뒤, 따로 제품 포장 상자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식수입 업체들이 제품의 착색이나 변형 시에도 무상 AS가 가능한 데 비해, 병행수입 제품은 이를 기대할 수 없다.

한국벨킨은 병행수입 판매자에게 해당 제품에 대해 정품임을 증명하도록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했다. 이를 증명하지 못할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에 판매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정식수입 제품에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하기로 했다. 프리즘 역시 인케이스 제품에 홀로그램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의 혼동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송선덕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국 차장은 “병행수입 제품이 정식수입 업체에 비해 저렴하지만 AS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없으므로, 보증서 발급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용어설명>병행수입= 병행수입이란 외국에서 유통되는 진품을 국내 독점수입 업자의 허락을 얻지 않고 국내에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부는 수입공산품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자 1995년 11월부터 병행수입 허용 기준을 마련하고 실시 중이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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