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드라마보다 더 큰 자금 투입
2000억 이상이 들어간 게임 업계 무한경쟁이 시작됐다.
지스타 2010에서 온라인게임 사상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베일을 벗었다. 국내 영화, 드라마를 포함해 모든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로, 게임이 핵심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수백억원대가 투자된 대작들이 동시에 공개되는 사레는 처음이다.
18일 막을 올린 지스타에서 내년 게임시장의 판도를 흔들 대작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디아블로3’가 공개됐다.
NHN(대표 김상헌) 한게임이 선보인 테라는 4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됐고,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블레이드앤소울’과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의 ‘아키에이지’도 각각 300억원대의 개발비가 들어갔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국내에 처음으로 시연버전을 공개한 ‘디아블로3’는 개발비를 밝히지 않았지만, 5년이 넘는 개발기간과 수백명에 이르는 인력을 감안하면 개발비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게임의 대작화로 개발비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이 정도 개발비가 들어간 작품은 이들이 처음이다.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봐도 게임의 제작비 규모는 돋보인다. 한국 영화 중 최대 제작비 기록을 세운 ‘디워’는 300억원이 들어갔고, 드라마 중에서는 ‘선덕여왕’(250억원), ‘아이리스’(200억원) 등이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 모두 대작 게임들에 비해 규모가 적다.
게이머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각 부스에는 게임을 먼저 체험하기 위해 늘어선 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예상 대기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은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만 힘들게 만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이 게임들을 모두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는 조만간 공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블레이드앤소울도 연말게 비공개테스트를 검토하고 있다. 아키에이지도 내년 초 공개서비스 계획을 세웠다. 디아블로3는 완벽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블리자드의 기준에 따라 언제 서비스할지 알 수 없지만, 이르면 내년 말이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지스타의 모든 관심이 대작 게임들에만 집중돼 다른 게임들이 소외된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이 게임들이 시장에 등장하는 내년 시장은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