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개교 이래 17만명이 넘는 인재를 배출한 영남대학교(총장 이효수)가 녹색기술 등 융합부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목표는 세계 대학 10위권 진입이다.
이효수 총장은 지난해 초 취임과 함께 ‘글로벌 이니셔티브(Global Initiative)’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녹색기술과 IT인재 양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영남대는 올해 교과부가 발표한 대학정보공시에서 취업자 수 전국 1위, 대학평가 비수도권 종합사립대 1위, 매출액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배출 지방대 1위를 기록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이 총장으로부터 ‘담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영남대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녹색기술을 포함한 대학의 중점투자분야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녹색기술 등 융복합 분야에 10년간 집중 투자해 세계 대학 10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다. 녹색기술 분야는 ‘GIFT(Green Innovation For Tomorrow) 플랜’을 추진 중인데 LED-IT융합산업화연구센터, 그린카 부품사업단, 태양전지 RIC 등은 영남대가 그린에너지 분야의 거점이 될 수 있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는 16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 그린에너지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소 핵심 인물들이 영남대로 집결하는 ‘글로벌 그린에너지 클러스터 네트워크(GGECN)’가 구축된다. 이는 우리 대학이 앞으로 그린에너지 분야의 국제적인 교섭 창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IT를 활용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를 이용하지만 바쁜 일정에 쫓기다 보면 글을 자주 못 올린다. 대신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올라온 학생들의 메일에는 빠짐없이 답장하고 있다. 제가 총장이 된 이후에 대학의 변화에 자부심을 느끼거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메일을 저에게 직접 보내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학교에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대학이 총력을 쏟고 있는 담대한 변화의 실체는 무엇인가.
-대학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자는 것이다. 대학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단순히 지식전달자가 아닌 살아있는 지식을 생산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 인성과 창의성, 진취성을 겸비한 ‘Y형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Y형 인재육성시스템 구축, 연구의 융복합화, 지식기반형 대학봉사시스템 등이 담대한 변화로 가는 대학의 툴이라고 볼 수 있다.
▲Y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고전 읽기를 교과목으로 정했다는데.
-요즘 같은 시대에 웬 고전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고전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진리를 담고 있다. 사회를 움직이는 작동원리가 담겨 있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나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으면 직관력과 창의력, 예측력 등을 키울 수 있다. 지난 1학기부터 ‘명저 읽기와 글쓰기’라는 교양과목을 필수이수과목으로 개설했다. 학생들은 고전에 담겨 있는 핵심적 가치를 찾아 현재적 가치로 재해석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을 개설한 것은 이 같은 훈련과정을 반복하면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Y형 인재가 된다고 경험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재육성 프로그램에 대한 IT 관련 학부의 반응은.
-IT의 발전 방향이 결국 차가운 가슴(쿨 하트)에서 따뜻한 가슴(웜 하트)으로 진행되는 것 아닌가. 이제는 감성을 IT에 얼마나 잘 녹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IT분야에 진출을 원하는 인재들도 고전과 인문학을 통해 인간의 웜 하트를 담아낼 수 있는 IT로 가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련 학부에서 적극 동참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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