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월가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규칙에 허점이 있다는 얘기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SEC 공식 규칙의 허점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차별적인 공시를 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기업실적 공개가 단초가 됐다.
이들 두 회사가 최근 통신사와 포털, 웹사이트 등 리얼 타임 매체들에 동시 일괄적으로 전달해 왔던 공시 방식을 바꿔 자체 웹사이트에 먼저 뉴스를 띄운 뒤 시차를 두고 언론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이 같은 방식은 일부 소식에 정통한 투자자들에게는 혜택을 주지만, 나머지 투자자들에게는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같이 실적 공개 방식을 바꾼 것은 `자체 웹사이트에 곧바로 시장관련 뉴스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 SEC의 공시 관련 규칙 조항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15분(이하 미 동부시간)에 실적 보고서를 웹사이트에 올렸고, 4시28분에 SEC에 신고했으며, 4시44분이 돼서야 과거 전통적 방식으로 보고서를 언론에 공표했다.
심지어 정확한 수치는 공표된 자료에 나오지 않아 투자자들은 야후 파이낸스나 구글 파이낸스 같이 전통적으로 의지해온 포털 웹사이트에서는 수치를 찾아 볼 수 없었다.
구글도 지난번 2.4분기 실적 보고서를 발표할 때 오후 4시에 자체 웹사이트에만 띄워놓았으며 통신사들이 실적 뉴스를 다룬 것은 21분이 지난 뒤였다.
이 신문은 "아무리 시장 마감후의 발표라 해도 초단타 매매 등으로 수백분의 1초가 투자자들의 이익과 직결돼 있는 현실에서 광범위한 배포 채널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한 유통 정보의 공표는 투명성과 관련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이렇게 한다면 다른 포춘 500 기업들도 뒤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와이어의 캐시 바론 탐레이즈 CEO는 "기업공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전세계적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 공시 시스템의 근간인 SEC의 공식 규칙이 관리당국의 태만과 일부 기업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무기력해 지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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