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9일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최종 담판 성격의 이틀째 통상장관회의를 가진 뒤 그동안 진행해온 FTA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어 양측은 최종 논의결과에 대한 백악관과 청와대 등 양국 최고핵심부의 최종 논의 결과를 보고하고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양국 수뇌부의 결정이 나는 대로 공식 브리핑을 통해 협상 타결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날 통상장관회의는 당초 양측이 계획했던 마지막날 회의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FTA 타결시한으로 약속한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열린 것이다.
앞서 양측은 전날 통상장관회의에서 한국이 자동차 안전기준 및 연비·배기가스 등 환경기준을 완화해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키로 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해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하지 않기로 큰 틀에서 절충을 이뤘다.
이에 따라 이날 통상장관회의에서는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기준과 연비·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기준,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문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환급 등 세부내용 중 미합의내용을 집중 논의했다.
현재 연간 6500대 미만 판매 자동차에 대해 허용되는 한국의 안전관련 자기인증 범위와 관련, 양측은 이를 몇 년간 유예하거나 연간 판매대수 기준을 1만대로 올리는 방안을 집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2015년부터 ℓ당 17km로 연비기준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140g/km로 제한키로 한 환경기준에 대해 당초 연간 판매대수 1000대 미만 차량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판매대수 1만대 이하로 기준을 완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막판 진통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이 이번에 FTA 쟁점현안을 해결할 경우 양측은 지난 3년간 진전이 없었던 한미 FTA에 대해 본격적으로 국내 비준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하게 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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