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의 `산업기술 혁신비전 2020`

황창규 지식경제 R&D(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이 9일 `2020년 개인소득 4만 달러ㆍ세계 5대 기술강국` 도약을 목표로 한 `산업기술 혁신비전 2020`을 내놨다.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식포럼 `테크플러스 2010` 연설을 통해서다.

황 단장은 그동안 각종 강연이나 연설 기회를 활용해 지구촌의 미래 변화상과 산업기술 혁신방향 및 우리의 대응전략을 밝혀왔다. 이번에 그것을 모두 모아 `비전`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내놓은 것이다.

먼저 그는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려면 산업 흐름을 빠르게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니라 가장 앞에서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는 대전제로 말 보따리를 풀었다.

그러면서 미래사회는 글로벌화 심화, 고령자ㆍ여성 등 신흥 거대 인구집단의 부상, 자원ㆍ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협, 융ㆍ복합화 기술 확대 등 4개의 트렌드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사회의 특징을 뽑아 보면 건강한 세계(Healthy World), 똑똑한 세계(Smart World), 환경(생태)친화적 세계(Eco-Friendly World), 공동번영하는 세계(Co-Prospering World)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런 미래에 대비한 한국 산업의 발전전략으로 그는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기술의 거대산업화라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과 탄소기반 소재, 온라인ㆍ모바일 게임, 천연 의약물, 가정용 의료기기, 유전자 분석이 그가 말하는 신기술에 해당한다.

또 원전 플랜트와 고속철, 고부가가치 선박, 전기자동차,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실감형 스마트TV, 개인정보기기, 모바일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코스틸은 주력산업 분야에 속한다.

황 단장은 이들 산업을 퍼스트 무버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의 저력과 기술, 제품,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을 지렛대 삼아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인류가 가진 문제를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해결한다는 `더 원(The One)`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렛대로는 토털 솔루션 외에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 등 서로 다른 산업 간 화학적 융합을 통해 전혀 새롭고 획기적인 가치를 창출한다는 `초기 컨버전스`와 선진기술을 자석처럼 우리나라로 끌어들인다는 `혁신 마그넷`을 꼽았다.

황 단장은 토털 솔루션 사례로 아랍에미리트에 40조원 규모의 원전 플랜트를 수출한 것을 들었다.

이어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사상의학 등 우리 고유의 한의학 데이터베이스에 첨단 과학을 접목한다면 세계 최고의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초기 컨버전스 사례로 예시했고, 국내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TV 분야를 혁신 마그넷 사례로 분류했다.

황 단장은 "휴머니 테크(Humani Tech)로 미래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다"면서 "선조가 물려준 DNA인 `융합`을 기반으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사람 중심의, 그리고 사람을 감동시키는 기술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려청자, 금속활자, 거북선, 한글, 천자총통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기존의 것을 계승해 새롭게 융합, 응용하는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며 "그 점에서 세종대왕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융복합 인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단장이 이끄는 전략기획단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이 같은 비전에 따른 산업별 세부 전략을 수립, 발표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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