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조직 대수술…프로젝트팀 신설 전략상품 개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실적 부진 원인이 된 휴대전화사업 조직을 수술했다.

흩어져 있던 일부 기능을 통합하고 컨트롤타워를 신설해 시장 변화에 원활히 대응하는 한편 신속하게 스마트폰ㆍ피처폰(일반휴대폰)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여 휴대전화사업 부활을 시도하는 게 내용이다. 이에 따라 LG전자 휴대폰 부문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 1일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에 대해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구 부회장이 지난달 1일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래 조직개편이 진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등에 대한 개편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스마트폰 바람이 거세게 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제때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실적 악화 등 위기를 맞았다.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적자는 지난 2분기 1326억원, 3분기 3257억원에 달했다. 그 책임을 지고 남용 부회장이 CEO에서 자진 사퇴했고 구 부회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았다.

위기 극복을 위해 갈 길이 바쁜 구 부회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휴대전화사업 조직에 대해 수술을 단행했다.

이번 MC사업본부 조직개편 방향은 일부 기능을 통합한 조직 신설, 컨트롤타워 구축 등을 통해 시장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고 신속하게 신제품을 내놔 휴대전화사업 회복을 꾀하는 것이다.

또 휴대전화사업 수장인 박종석 MC사업본부장(부사장)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조직 개편 초점이 맞춰졌다. 제품기획ㆍ개발에서 판매까지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스피디한 조직을 만드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전 조직체제에서 일부 기능 등이 중첩되고 의사결정이 늦어져 시장에 적기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이를 개선하는 개편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며 이 개편이 LG전자 위기 극복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휴대전화 전략상품을 효과적으로 기획하기 위해 프로젝트매니지먼트팀이 신설됐다. 이전에는 MC사업본부 내에 스마트폰사업부와 피처폰사업부에서 각각 전략상품을 기획하는 기능이 있었는데 이 기능을 통합해 프로젝트매니지먼트팀으로 재편한 것. 이 팀 수장은 글로벌상품전략담당인 배원복 부사장이 겸임한다. 이 같은 편제는 제품 개발력과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스마트폰 신제품이 늦어져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배 부사장 지휘 아래 시장 흐름에 따라 신속하게 전략 신제품을 기획해 내놓고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판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지역 특성에 맞는 신제품을 적절하게 내놓는 것도 이번 조직개편 목표다.

휴대전화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MC연구소도 재편됐다. MC연구소에는 개발1실, 개발2실 등 여러 하부 조직이 있다.

이번 개편에서 이런 하부 조직들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제품개발담당이 신설됐다. 제품개발 담당 주도 아래 하부 개발 조직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신속하게 내놓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MC연구소 제품개발담당에는 이전 피처폰사업부장이던 오형훈 상무가 임명됐다. 생산부문에서는 품질경쟁력을 강화하는 개편이 이뤄졌다. 생산관리를 담당하는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의 제품기술담당으로 품질경영을 맡아왔던 한기철 전무가 배치됐다.

MC본부에 대한 조직 수술이 이뤄진 만큼 HE사업본부 등 나머지 사업본부의 개편 작업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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