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대국2020]터치스크린

Photo Image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는 제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터치스크린 패널 업체들도 덩달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 자료에 따르면 내년 터치스크린 시장은 전년대비 49% 성장한 51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터치폰 시장은 올해 휴대폰 전체 시장의 22% 수준인 2억8000만대 수준에서 내년 29%인 4억대에 달할 전망이다. 스마트패드 시장은 올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하면서, 터치스크린 수요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치스크린은 스마트패드 재료비의 4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감지해 구동하는 방식인 정전용량 방식 터치스크린은 내년 44억 달러 시장규모로 성장하면서 대세 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전자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휴대폰, 태블릿PC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터치스크린 적용을 늘리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한 방식인 정전용량식 터치 패널만 올해 5억 달러를 구매했다. 내년에는 10억 달러 이상 수준으로 구매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터치스크린 업체들은 투명전극(ITO)필름, 강화유리, 터치칩 등 핵심 소자를 국산화하면서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국내 업체들은 원천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고 있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 `투명전극(ITO)필름`=현재 국내 터치스크린모듈 업체들은 스마트폰, 스마트패트용 터치스크린을 제조할 때 니토덴코, 니샤 등 일본 업체에서 소재를 상당 부분 공급받고 있다. 특히 7인치 이상 대면적 스마트패드용 소재는 거의 외산소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내 업체들은 ITO필름 국산화 혹은 대체 소재 개발로 기술 독립을 꿈꾸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올해 초 `인덱스 매칭`한 투명전극(ITO) 필름 개발에 성공해 주목을 끌었다. 정전용량 방식 터치스크린에 쓰이는 ITO 필름은 기본적으로 패터닝 처리가 된다. 그런데 베이스 필름과 패터닝된 회로 부분의 빛 투과율이 달라져 디스플레이에 육안으로 패터닝이 보이는 문제점이 있었다. 인덱스 매칭은 베이스 필름에 4번의 특수 처리를 해 ITO 표면과 회로면의 빛 투과율 차이를 거의 동일하게 조정하는 방법이다. 디스플레이 반응 및 표현품질이 그만큼 높아진다.

정전용량식 ITO 필름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 공급자인 일본의 니토덴코도 빛 투과율 차이를 보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었지만, 국내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가 한 발 앞선 셈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패트용 터치스크린 소재 국산화에도 돌입했다.

또 다른 터치업체인 시노펙스도 ITO필름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업체는 자체 생산한 ITO필름을 적용한 터치스크린 제품을 세트업체에 최종 승인 받아 연말까지 3개 모델에 100만개 가량의 제품을 공급한다.

ITO필름을 대체하는 기술을 내놓은 국내 업체도 있다. 삼성전기는 ITO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도전성 폴리머`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도전성 폴리머는 쉽게 말해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으로 터치스크린 · 디스플레이 · 전자종이 소재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SKC는 고분자 투명전극 필름을 개발해 ITO필름 대체를 노리고 있다.

◇ 터치 구동 원리를 디자인하는 `터치칩`=몇년 전까지 터치칩 시장도 외산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국내 업체 멜파스는 아트멜, 싸이프레스, 시냅틱스 등 외산 업체들의 독무대였던 터치칩 시장에 진입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난 2008년 두 장의 ITO필름을 한 장으로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멜파스는 순식간에 터치칩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기존 트라이앵글 패터닝 칩보다 빠르고 정확한 솔루션을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트라이앵글 패턴은 고급 제품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새로 개발된 솔루션은 트라이앵글 패턴의 약점을 보완해 고급 터치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

멜파스는 현재 총 90개의 특허(국내 69건, 해외 21건)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 개발을 육성하기 위해 특허 출원 및 등록 건에 대해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아직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멜파스를 이어 터치칩 국산화에 뛰어든 업체도 많다. 그린칩, 켐트로닉스, 코아리버, 세인정보통신 등이 유력 업체로 꼽힌다.

일체형 터치칩도 나오고 있다. 이미지스테크놀로지는 햅틱 구동칩에 터치칩 일원화시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부터 `햅틱+감압식` 칩 판매를 시작했으며, 올해 안해 `햅틱+정전식` 일체형 칩을 내놓을 계획이다.

◇ 터치스크린을 보호하는 단단한 갑옷 `강화유리`=터치스크린용 강화유리는 후지크리스탈, 렌즈테크놀로지, 바이탈 링크 등 일본 및 중국 업체가 전량 공급하고 있다. 의외로 강화유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시계 유리 가공 산업이 90년대 사양화에 접어들면서 기술력이 퇴보한 것에 반해 중국은 지금까지 꾸준히 기술 발전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치 산업의 고성장으로 강화유리 부문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국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디지텍시스템스는 기존 제품보다 원가 경쟁력을 30% 이상 높인 강화유리 양산에 성공했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강화유리 시장의 수급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향후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업체는 파주 공장에서 터치스크린의 핵심부품인 강화글라스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파주 공장은 월 80만대 수준의 생산 규모를 구축했으며, 내년까지 월 2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저가형 소재인 소다라임글래스를 고급형 제품인 고릴라 글래스 수준으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전하고 있다. 코닝의 독점 제품인 고릴라 글래스는 강도 및 유연성에서 높은 품질을 보여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터치 업체들이 이 제품을 적용하고 있다.



<용어설명> 터치스크린

터치스크린 패널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구현 방법에 따라 감압식(Resistive), 정전용량식(Capacitive), 초음파(SAW) 방식, 적외선(IR) 방식 등으로 구분된다. 휴대폰은 대부분은 저항막 방식과 정전용량 방식이다.

저항막 터치스크린은 투명전극이 코팅돼 있는 두 장의 기판을 합착시킨 구조다. 손가락이나 스타일러스 펜으로 압력을 가하면 상부와 하부의 전극층이 접촉되고, 전기 신호가 발생돼 위치를 인지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정확성이 높은 편이며, 크기를 줄이는데도 좋다. 휴대폰은 물론 PDA, PMP, 내비게이션 등에도 많이 채택되고 있다.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은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감지해 구동하는 방식이다. 내구성이 강하고 반응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투과성도 좋다. 멀티터치가 가능해 주로 산업용이나 카지노 게임기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Photo Image
R타입 : 감압식 C타입 : 정전용량식 단위 : 백만 달러
Photo Image
디지텍시스템스 직원들이 터치스크린 본딩을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