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6년차 클러스터사업 명암

방은주/경인취재팀장 ejbang@etnews.co.kr



다음 달 17일 전남 광주에서 `클러스터 데이(Cluster Day)`가 열린다.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전국 클러스터 관계자들이 참가,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자축하는 자리다. 실리콘밸리(미국)와 시스타(스웨덴)를 모델로 한 클러스터사업은 지경부가 지난 2005년 4월 착수, 올해 6년차를 맞았다. 첫해에는 창원 · 구미 · 울산 · 광주 · 원주 · 군산 · 반월시화 등 7개 산업단지가 대상이었다. 2008년 4월에는 남동 · 오창 · 성서 · 녹산 · 대불 등 5개 산업 단지를 추가돼 12개 산업단지로 확대됐다. 올 4월에는 5+2 광역경제권에 맞춰 재편, 현재 6개 광역권(수도권 · 충청권 · 대경권 · 동남권 · 호남권 · 강원권) 193개 단지에 81개 미니클러스터가 있다.

정부가 처음 클러스터 사업을 시행할 때만 해도 업체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점차 그 `효과`가 알려지면서 산업계 참여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공모 중심의 다른 정부 연구개발 과제와 달리 업체가 필요로 하는 애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 업체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외국 클러스터에 비해 이제 걸음마를 뗀 상태지만 성과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클러스터사업을 위탁 받아 수행하고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산업단지 내 클러스터 회원사와 비회원사 간 성장률이 크게 벌어져 생산은 3.5배, 수출은 2.9배, 고용은 5배나 차이가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격차는 업체들이 클러스터 사업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생산기술 사업화다. 개별 기업이 신기술 개발 시 최고 2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이 사업은 2개 이상 기업이 참여할 땐 4억원까지 지원 받는다. 기술 개발 뿐 아니라 시제품 제작과 제품 시험분석 등 제품에 대한 지원과 국내외 시장 개척 등 마케팅 면에서도 도움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 송도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수도권 미니클러스터연합회 창립총회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인은 “산단공의 미니클러스터 사업을 최근에야 알았고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기술력이 부족하고 자금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에게 가뭄 끝에 단비 같은 존재”라며 고마워했다.

하지만 클러스터사업이 실리콘밸리나 시스타처럼 성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정부가 클러스터사업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은 과연 가능할까 하는 마음도 든다. 이는 미니클러스터에 참여하는 기업의 규모가 `고만고만`한 것이 한 이유다. 현재 미니클러스터에 참여하는 기업 중 1000억대 기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글로벌 강소기업의 잠재력이 높은 이들 덩치 큰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먹을 떡`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연구과제 지원액이 기업당 최대 2억원이니 이들을 유인할 `먹이`가 되지 않는다. 시간이 가면서 성과에 집착해 물고기 잡는 법 보다 물고기를 직접 주려고 하는 조짐이 보이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산학연 간 협력도 실리콘밸리나 시스타처럼 질적으로 높아지고 탄탄해졌으면 한다. 산단공의 한 간부는 수도권 미클연합회 창립총회에서 업체들에 “이제 멍석을 깔아줬다”고 했다. 이 멍석이 국내에서만 힘을 쓰는 동네 골목대장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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