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신차 공세 속에 점유율 하락에 시달리던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 등장으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한때 점유율 격차가 3.3%포인트까지 좁혀지면서 내수시장 역전 상황까지 몰렸던 현대차는 아반떼를 시작으로 올겨울 그랜저와 베르나(신차명 엑센트) 등 신차를 줄줄이 내놓으며 확실한 1위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6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9월 국내시장 점유율(수입차 제외)은 47.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차 점유율은 33.4%, GM대우는 8.9%, 르노삼성 8.5%, 쌍용차 2.0% 순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현대차가 5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됐다.
실제 올 1월에만 해도 현대차 점유율은 50.1%로 2위 기아차(28.5%)보다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두고 있었다.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 쏘렌토 할 것 없이 전 모델이 각 차급에서 1위를 달려 온 덕분이다.
그러나 기아차가 지난해 연말 첫 준대형차 K7을 출시하며 그랜저의 아성을 무너뜨리더니 올 4월에는 로체 후속 K5까지 출시하며 만년 1등 쏘나타의 왕좌까지 빼앗았다.
SUV 시장에서도 말끔한 디자인을 앞세운 쏘렌토R와 스포티지R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와 투싼을 차례로 눌렀다.
덕분에 기아차는 점유율이 7월 37.5%까지 치솟아 `형님` 현대차와의 격차를 3.3%포인트까지 바짝 좁히는 반란을 일으켰다. K5가 국산차 판매 1위 모델로 등극한 시점과 때를 같이한다.
현대차로서는 지난해 9월 출시한 YF쏘나타의 신차효과가 너무 빨리 소멸해버린 것이 뼈아팠다.
이에 따라 통상 1년 이상 가는 쏘나타 신차효과를 누리면서 하반기에 아반떼와 그랜저 신차를 내놓으면 무난할 것이라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현대차는 아반떼의 사전계약 시점을 출시일보다 1달 반이나 앞당겼다.
또 변속기와 엔진을 모두 최신형으로 바꾸는 한편 에어백 6개를 기본 장착하고도 가격 인상폭을 평균 50만원으로 묶으면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신형 아반떼는 기대에 부응하며 현대차 점유율 그래프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신형 아반떼는 8월 초 출시되자마자 월별 판매 1위에 올랐고 지난달에도 1만5000대가 넘게 팔리면서 압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잡았다.
쏘나타도 지난달부터 1% 초저금리 할부 판매에 들어가 9월 1만3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는 어렵게 회복한 명예를 지키기 위해 11월 판매될 신형 그랜저에 에쿠스급 편의사양인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과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등을 탑재, 상품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기존 2.7, 3.3엔진을 2.4, 3.0엔진으로 바꾸는 대신 3.0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경쟁자인 K7이나 알페온 등보다 높은 동력성능을 뽐낼 전망이다.
한편 한 지붕 두 가족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의미 있는 경쟁을 벌인 결과, 현대ㆍ기아차의 합계 점유율이 다시 8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만 독주하던 올 1월 합계 점유율은 78.6%였고 올 4월에는 76.2%까지 떨어졌지만 9월 양사의 점유율은 80.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GM대우는 8~9%대, 쌍용차는 큰 변동 없이 2%대를 오갔고 르노삼성만 올 초 11~12%대에서 8%대로 시장 지위가 소폭 하락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신차 출시에 뚜렷하게 영향받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상품성을 갖고 경쟁하다 보니 결국 둘 다 승리하는 결과가 됐다. 다른 브랜드들도 더 약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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