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포스코 주식을 매입하는 등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를 앞두고 포스코, KT 등 잠재적 지분 인수 후보자들에게 전략적 제휴를 향한 `포섭작전`을 개시했다.
향후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시 이들을 우호적 투자자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포스코 지분 1%를 매입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포스코 지분 매입 작업에 착수했으며 현재 0.8% 이상의 지분을 매수했다"며 "조만간 지분 1% 매입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45조3370억원(4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은행이 매입하는 포스코 주식 규모는 4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말 전량 매각했던 포스코 지분 1%를 우리금융이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은 민영화를 앞두고 우호세력을 만들기 위한 포섭작업으로 풀이된다.
KT와의 비씨카드 지분 매각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 27.65% 가운데 20%를 KT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이달 중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KT와 카드 사업 제휴, 퇴직연금 유치 등 다양한 포괄적 협력 방안 외에도 민영화 시 KT가 우호 주주로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해 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협의가 잘 진행돼 조만간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석채 KT 회장과 면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간 의견 차이가 있었던 우리은행의 콜옵션(되살 수 있는 권리) 문제는 일단 6%를 콜옵션 지분으로 설정하고 향후 KT가 우리은행과 사전 협의 없이 카드 발급 사업 등에 진출할 경우 20% 전량을 콜옵션 지분으로 설정하는 선에서 실무 협의만 남겨두고 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이 문제를 조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동 중이며 조만간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스코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2006년 포스코가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협에 시달릴 때 포스코 지분 1%를 매입해 `백기사` 역할을 수행했다가 작년 말 모두 처분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처분한 포스코 지분(1%)을 1년도 안 돼 다시 매입하는 것은 과점주주 방식을 선호하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포스코가 민영화 과정에 우호적 과점 주주로 참여해 주길 바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포스코 지분 1%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우리금융이 포스코 지분 1%를 매입하는 대신 우리금융 민영화 시 포스코가 반대로 우리금융 지분 4% 정도를 매입해 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매일경제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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