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거리의 자판기와 한 건물 건너마다 있는 브랜드 커피가 있겠고 사무실이라면 커피믹스로 해결할 수 있다. 취향의 문제로 본다면 원두의 선택과 분쇄 정도를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는 드립식 커피가 가장 좋다. 하지만 드립식 커피는 구입에서부터 청소까지 마시기 위한 전후의 과정이 번거롭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단점 극복을 위해 캡슐이나 포드, 필터팩 등을 이용한 시스템이 있지만 보온 기능이 없기에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커피를 많이 마시고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드립 방식을 고수하며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제품이다. 지멘스가 만든 드립식 커피머신도 마찬가지.
지멘스는 독일의 명품가전 업체로 드립식 커피 머신인 TC60203V는 독일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특징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 제품은 한 번에 큰 컵으로 10잔(작은 컵은 15잔)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대용량 커피머신.
이 정도라면 크기가 꽤 커져야 하지만 보일러 부분을 아래쪽에 배치했고 물통을 세로로 길게 만들어 추출할 수 있는 양에 비해서는 덩치가 크지 않다. 이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운다면 상당한 무게가 되는데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다. 물통에 손잡이를 붙이면 간단해 해결될 수 있지만 디자인을 위해 지멘스는 손잡이 대신 홈을 파두었다.
추출용량이 커지면 커피머신의 유리 주전자의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한다. 추출된 커피가 담긴 주전자는 상당히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많은 제조사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리의 두께를 얇게 만든다. 이 경우 강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지멘스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유리의 두께는 그대로 두어 보온 효과는 유지시키고 손으로 잡았을 때 그립감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 그립을 채용했다. 가장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독일 제품의 특징이다.
분쇄된 커피와 여과지를 넣는 부분은 헛돌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홈이 파여 있고 손잡이까지 마련되어 있다. 고정 또한 정확해 추출 중에 열리는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전기 공급을 위한 케이블의 길이는 대략 85㎝ 정도. 만약 이 길이가 모두 필요없다면 코드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위쪽 홈으로 고정시킬 수 있어 경우에 따라 케이블을 말아서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전원 스위치 위에는 추출 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
지멘스 커피머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역시 드립 스톱기능. 드립이 진행되는 중에 유리 주전자를 빼면 그 즉시 드립 과정이 멈춘다. 따라서 추출과정이 끝나길 기다리지 않고 일정량은 먼저 마시고 나머지는 느긋하게 추출할 수 있다. 또 발열판의 온도가 높아 추출된 커피가 잘 식지 않는다.
날카로운 시선으로 단점을 지적하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딱히 단점을 지적한다면 커피의 진하기와 향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 정도다. 지멘스 커피머신이 조금은 낯설지만 그들이 만들었던 가전제품을 생각하면 선택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고진우 뽐뿌인사이드 운영자 bikblog.egloo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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