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기능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연구 활발
100m를 3.7초에 달리는 사나이. 왼쪽 눈의 시력이 망원경의 20배나 되고 적외선 렌즈로 어둠속에서도 훤히 볼 수 있다. 오른팔은 콘크리트도 파괴한다. 에너지원은 원자력 전지다.
1973년 미국서 방영된 TV드라마 `6백만불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주인공 능력이다. 주인공은 왼쪽 눈 실명과 다리불구가 되자 생체모방 기술을 동원, 신경조직 대신 전자장치를 몸속에 심었다.
이 같은 생체모방 기술이 최근들어 현실화하고 있다.
생체모방 기술은 동물과 식물의 다양한 기능을 원용해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다. 외형적 모방에서 지금은 나노 수준에서 생체내 세포나 단백질 등이 연구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비행기도 새를 모방하는데서 부터 비롯됐을 정도로 인간은 자연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 단순히 생체의 기능을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수준에서 바이오미메틱스케미스트리(생체모방화학),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바이오메커닉스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노스웨스턴대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이해신 연구원이 홍합을 이용해 고강도 접착 단백질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또 홍합의 콜라겐 단백질을 이용해 사람의 피부보다 5배나 질기고 16배나 잘 늘어나는 인공피부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는 범정부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에 따른 휴먼인지환경 분야 융합 신기술 개발에 시동이 걸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 사업으로 지난해 발족한 휴먼인지환경 사업본부(본부장 강대임)가 본격 운영에 들어간 것.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정부 및 민간투자분을 합쳐 총 69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이 사업본부에는 소자 및 인지시스템 융합연구단, 의료인지 융합연구단, 실내공기청정 융합연구단을 중심으로 한국기계연구원, 충남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15개 기관 2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5년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휴먼인지환경 분야 융합형 원천기술로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 감각보조시스템, 알츠하이머 및 뇌졸중 조기진단기술, 신경세포 기반 뉴런칩 센싱기술, 초미세입자제거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전략기술로 생체모방 소프트 모핑 로봇, 에너지 · 자원 생산시스템을 개발한다.
센서 및 통신기술을 보유한 ETRI와 MEMS(초미세기계가공) 및 생체모방기술을 보유한 기계연, 촉각소자 및 제시기술력의 표준연, 인지 · 감성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KAIST, 충남대, SM인스트루먼트, 미성포리테크 등이 참여해 시각 및 청각 장애우, 노약자의 감각을 지원할 `아이헬퍼`(듣는안경)와 `이어헬퍼`(보는 이어폰)를 개발 중이다.
`아이헬퍼`는 시각장애인 감각보조시스템으로 ETRI서 개발한 첨단 카메라에 표준연의 촉각기술을 결합했다. `이어헬퍼`는 안경에 부착한 마이크로폰을 통해 얻은 소리정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게 된다.
ETRI와 웨이투텍은 곤충의 격자 눈을 모방한 고시야장 시각센서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 이미지 센서의 멀티 어레이와 LED근거리 통신, 네비게이터를 융합해 시각센서를 구현하자는 것.
초소형 생체모방 청각소자와 음장 가시화 기술도 있다. 이는 청각정보를 실시간 시각화하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청각 보조장치를 접목해 풀어가고 있다.
또 표준연과 KAIST, 미성포리테크는 접촉하는 물체의 강성과 열전도도를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통합촉각소자를 개발 중이다.
충남대 손진훈 교수 등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위한 감성처리 시스템 개발을 통해 거짓과 정서장애 등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사업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대임 휴먼인지환경 사업본부장은 “시각, 청각, 촉각 센서와 인지 · 감성시스템 등의 부문에서 창의적인 원천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PC 개발과 입는 컴퓨터 개발, 군인의 감각보조 시스템 개발, 개인별 맞춤 무인 서비스 등 생체모방 작업을 통해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