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를 미리 읽고 재빨리 시장에 뛰어든 제조사의 CEO들은 탄탄대로를 달리는 반면 스마트폰을 도외시하며 피처폰(일반 보급형 휴대전화)에 매달렸던 CEO들은 연이어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전 세계 휴대전화 1위 업체인 노키아와 3위 업체인 LG전자다.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노키아의 수뇌부는 초토화 분위기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면서 실적이 대폭 감소하고 주가 역시 폭락하자 경영진은 더는 버텨내질 못했다.
노키아는 이달 초 올리 파케 칼라스부오 CEO를 스티븐 엘롭 마이크로소프트(MS) 사업부 사장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어 노키아의 정신적 지주인데다 휴대전화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안시 반요키 모바일솔루션사업부장도 사퇴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노키아를 14년간 이끄며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반열에 올려놓은 요르마 오릴라 이사회 의장도 2012년에 퇴진하기로 했다.
지난 17일에는 LG전자 남용 부회장도 물러났다. 역시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의 급속한 대중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 같은 패착은 올해 휴대전화 부문의 급격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p나 떨어진데다, 3분기 예상 실적 역시 암울하기까지 하다.
반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CEO로 떠올랐다.
사실상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열어젖힌데다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선도한 잡스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 포천 誌로부터 `지난 10년 최고의 CEO`로 뽑혔다.
일각에서는 `잡스신`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추종자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애플 역시 잡스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여전히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1985년 쫓겨났다가 1997년 복귀한 뒤 스마트폰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린 셈이다.
HTC의 CEO 피터 초우는 최근 글로벌 IT업계에서 급격히 떠오르는 인물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 OEM 회사였던 HTC가 스마트폰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스마트폰 시장 4위까지 치고 올라간 탓이다.
팬택의 경우도 `시리우스`와 `베가`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한 덕에 CEO인 박병엽 부회장의 입지가 점점 강화되는 분위기다.
2007년 4월 기업개선작업이 시작된 후 1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데다, 국내 시장에서 LG전자보다 스마트폰을 두배나 판매하는 성과를 올린 탓이다.
박병엽 부회장은 최근 팬택의 기업개선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아 금호타이어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보급되는데다, 전체적인 IT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는 격동기인 만큼, 앞으로도 CEO들의 대응능력은 업계의 지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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