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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제5회 청소년 정보보호올림피아드에선 해킹 대회 참가 경험이 많은 고학년 학생이 우승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대회 예선전 성적에서 중위권에 머물렀던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정보통신과 1학년 최규범(17)군이 본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최규범 군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주최한 해킹방어대회 이후 두 번째로 참가한 대회인데, 다른 해킹방어 대회와 달리 문제유형이 다양하고 까다로웠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부상으로 받은 최신형 노트북으로 전공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정보보안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총 5시간에 걸쳐 진행된 본선에서 최 군은 트리비아 · 리버스 엔지니어링(역공학) · 웹 보안 등 총 3문제를 가장 빨리 풀었다. 최 군은 “돌 튕기기 게임을 30번 연속 반복해야 원하는 답이 나오는 리버스 엔지니어링 문제가 가장 재미있었다”면서 “리버스 엔지니어링 관련 문제가 더 있었는데 풀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문제 출제를 맡은 원일용 서울호서전문학교 교수(사이버해킹보안과)는 “누가 해킹툴을 잘 쓰고 취약점 정보를 많이 아느냐에 초점을 두는 기존 대회와는 달리 원리를 이해하고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문제를 냈다”면서 “최규범 군은 출제 의도대로 원리에 충실해 문제를 풀어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해킹보안은 분야가 굉장히 넓은데 대부분 학생들은 웹이나 시스템 해킹 쪽에 치우쳐 툴만 습득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곤 한다.
어려서부터 컴퓨터가 좋아 정보통신과에 진학해 네트워크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최 군은 따로 해킹방어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최 군은 “지금은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공부에 가장 집중하고 있고, 국제공인 네트워크 자격증(CCNA) 획득을 목표로 네트워크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라면서 “대회 마다 출제자에 따라 문제유형이 바뀌는 해킹방어대회만을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지는 않았지만, 데프콘 등 유명 보안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군은 지금은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등 컴퓨터 전반에 대한 공부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차근차근 기초를 쌓아 향후 정보보안 전문가가 되는 게 목표다. 최 군은 “웹 사이트 및 서버에 대한 취약점을 미리 찾아내고 고쳐주는 정보보안전문가는 어렵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자연스럽게 진로를 정했다”고 말했다.
그의 역할모델은 고교 선배이자 최연소 천재해커로 알려진 구사무엘 씨다. 최 군은 “구사무엘 씨가 고교 재학 중에 각종 해킹대회에서 우승하며 학교 이름을 널리 알렸다”면서 “앞으로 실력을 키워 구사무엘 선배처럼 학교를 유명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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