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꿈꾸던 사람들의 상상과 염원에 의해 태어난 나라, 이스라엘. 그들에게 자원은 `사람` 밖에 없었다. 메마른 불모지는 단지 돈만 있는 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고, 오로지 땅을 직접 일구는 개척자들에게만 내어주었다. 척박한 땅과 부족한 물은 그들을 기술 개발로 인도했고, 결국 적은 땅과 적은 물 그리고 기술로 이스라엘은 농업 선진국이 되었다. 그 경험은 과학 기술로 이어져, 21세기 세계 과학기술을 이끌어 가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성장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스라엘 경제성장에 대해 다룬 책 `창업국가`가 한국어판으로 번역돼 나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한국독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이 직접 `홍보대사`로 나선 책은 도대체 어떤 책일까. 실상은 그보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긴 윤종록 벨연구소 특임연구원(전 KT 부사장)은 “이스라엘은 경제 95%가 인간의 두뇌에서 나오는 과학기술에 기반한다”며 “하이테크를 경작하는 21세기형 농부”라고 표현했다.
벨연구소에서 디지털 의료 지원을 비롯한 디지털 환경을 연구하는 윤 연구원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 대한 책을 들고 나타난 것은 결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불황을 모르는 그들에게 자원없는 나라의 국가경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거슬러 2005년까지 올라간다. 당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KT를 찾았다. 이 때 만난 에후드(윤 연구원을 그를 지칭할 때 `이름`만 불렀다. 철이야, 영희야 하듯)와의 인연으로 사람의 두뇌가 곧 자원인 이스라엘에 대해 알게 됐다. 한국의 모델국가로서 이스라엘에 대해 조금씩 스터디를 하던 차 이스라엘과 연이 있는 벤처투자자와 칼럼니스트가 공저한 `창업국가`라는 책을 접했다. 이미 한국에 판권 계약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한국어 번역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윤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아이디어와 혁신에 기반해 창업을 하고 기술에 의해 커가는 기업과도 같다”며 “실제로 가장 인기있는 직종이 기업가이고 이스라엘 곳곳에서 기술개발과 창업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일자리 만들기 열풍이 일고 있는데 비즈니스를 만들면 일자리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라며 “창업의지가 우리나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을 내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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