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조선 IT 엔진 달고 고부가 시장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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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은 최근 반도체에 수출 1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대표적인 우리나라 주력산업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적인 조선산업의 불황에도 한국은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조선분야는 저렴한 노동력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앞세운 중국에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제 우리나라 조선은 그동안 원가우위의 양적 성장 전략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제조를 위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위한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는 데 IT와의 융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력 중심의 조선산업은 IT를 접목,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고신뢰성 생산은 물론 신 건조공법 개발과 표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기에 선박유지보수에 대한 요구가 점차 증가해 선박 유지보수에 IT기술을 접목해 원격유지보수 방식을 도입해 선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해야 조선 산업의 경쟁력이 확보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선 통신과 융합, 고부가화 길 걷는다= 국내외에서 모두 `IT조선 융합산업`은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한국정보통신연구원(ETRI)이 현대중공업과 지난 2008년 3월부터 `IT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IT기반 선박용 토털 솔루션 개발`은 크게 디지털 야드화와 디지털 선박 분야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야드화란 조선소내의 선박 건조 공간인 야드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블록 구조물의 운반과 공정관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조선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현재 개발 중인 블록 구조물의 실시간 위치추적, 모니터링 및 측위정보 통합 기술은 선박자재 및 장비의 실시간 위치관리와 운반체(트랜스포터)의 실시간 운행상태 모니터링과위치관리, 야적장 블록 구조물 배치관리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디지털 야드를 위한 또 다른 연구 분야로 조선소 및 선박 내 공동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조선산업용 그룹통신 시스템 기술 분야를 들 수 있다. 현재 조선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전기, 주파수공용통신(TRS), 휴대폰 기능을 하나의 복합단말로 지원하도록 와이브로 기반의 그룹통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VoIP 기반의 복합단말 및 그룹통신 서버를 연구 개발하는 시스템 기술이다. 다양한 이동형 작업환경에서 실시간 협업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디지털 선박시장 잡아라=선박의 디지털화를 위한 기술 개발도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산업에서 IT 융합은 선박 건조를 통한 생산성 향상부터 선박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는 서비스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우선 IT기반으로 선박내 유무선 통신통합(SAN:Ship Area Network)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는 선박의 엔진 모니터링과 각종 센서와 제어기를 SAN으로 연결하고 선박의 기관 상태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선박의 각종 센서 및 장치들을 원격에서 유지보수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위한 기반기술로는 선박 통합 게이트웨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기술, 원격 선박 유지보수 인프라 소프트웨어/서비스 기술 등이 필요하다.

IT가 접목된 선박의 안전운항 지원 분야도 지능화가 이뤄지는 분야다. 선박의 안전운항을 보장하고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e내비게이션 정착과 관련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선박 운항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마트 선박 구현 기술이다. 스마트 선박이란 SAN 기반의 디지털 선박에 IT 기술을 접목해 경제 운항과 안전항해, 그리고 선원 상태 관리와 함께 글로벌 유지보수가 가능한 선박을 말한다. 스마트 선박 구현은 선박내에서 IT 기자재에 대한 비중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선박내의 다양한 운항 장비를 하나의 공통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각 장비의 상태 및 선박 주변 환경을 모니터링해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고 경제적 항로를 결정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구현을 위한 인프라 구성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박과 선박, 선박과 육상 간 통신을 지원하기 위한 선박용 이동통신 기술이다. 원거리 항해시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은 현재 일반화돼 있지만, 통신 장치의 효율적인 활용 측면에서 통합된 통신 솔루션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또, 선박의 안전과 선박내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광대역 통신 기반 선박간, 선박육상간 통신이 구현돼야 한다.

◇조선 IT 융합 시장 351억달러 전망=클라크슨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조선 공급은 연평균 1156억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조선 IT융합 산업 시장 규모를 2010년에 208억달러, 2015년에 260억달러, 2020년에 35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조선 시장은 세계 조선 시장의 5%정도를 담당한다. 정부는 조선해양 산업에 IT를 접목한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하여 조선해양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킨다는 목표다. 세계 조선해양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달성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선박의 포트폴리오가 LNG선, 원유 생산 · 저장 및 하역설비(FPSO),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이 중심이지만 향후에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크루즈선을 포함해 드릴쉽 등으로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다. 또 조선 IT 융합 분야에서 사용중인 조선용 SW시스템(CAD, CAE, CAM, ERP, PDM, PLM) 등의 주요 시장은 우리나라 및 중국인데 반해 이러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유럽 및 미국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문이다. 선박 · 해양구조물의 생산과 건조 시뮬레이션을 위한 도구들이 대부분 자동차와 건설에 초점이 맞춰져 조선해양 산업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할 경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소박스> 바다 위는 현재 글로벌 통신 전쟁 중

세계해사기구(IMO)는 `e내비게이션 개발 전략 이행 계획 수립`을 개발 중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래의 선박 항해는 지금까지 선박 중심의 항해와 달리 육상과 공조하며 항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뀐다. 세계 각국은 해상 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해 선박의 항해를 감시하는 관제소와 항해하는 선박에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를 더 많이 주기 위해 IMO을 중심으로 e내비게이션에 대한 표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세계 각국도 e내비게이션 환경에 맞춘 새로운 지능형 IT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주도적으로 개발에 나서는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챌린지 21계획`이라는 선박해양기술 개발 정책을 제시해 미래첨단형 선박과 조선용 CIMS 등 핵심 요소 기술을 산학연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자동화를 통한 범용 선박분야에서의 고품질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EU의 경우 호화여객선, 고속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관련 기술에 우위를 확보해 이를 지속적으로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즉 선박 설계 관련 프로그램과 e내비게이션 등 IT융합 기반 기자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인마샛, 이리듐, 뚜라야 등 협대역 이동위성통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대역 이동위성통신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핵심 시스템은 미국, 유럽의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다. 미국은 NTIA에서 새로운 기술 기준을 만족하는 무선항법 레이더 기술 개발과 ITU-R 국제 표준을 주도하고 있으며, 영국은 OFCOM에서 레이더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 주도하고 있다. 일본의 총무성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WRC2007의 새로운 기술 기준 채택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무선통신장비 및 통신 프로토콜, 선박 선교 장비, 육상지원 시스템 등에 대한 글로벌 표준화 및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박스2> 조선+IT 융합 대표사례/극동일렉콤

극동일렉콤이 `조선+IT 융합`의 대표적인 기업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극동일렉콤(대표 이종기)은 한국해양대학교, 한국기자재연구원과 공동으로 선박용 주 · 야간 감시 시스템(Night Vision System)을 개발했다. 이 이스템은 바다 위를 운항하는 배가 다른 선박이나 바위, 교각 등 장애물을 피해 안전항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항해 도우미 역할을 한다. 이 시스템은 적외선 감시카메라가 함께 부착돼 있어 야간에도 대낮처럼 시야를 밝혀줘 안전항해에 도움을 준다.

해양경비정 등에 탑재할 경우에는 밤을 틈타 국가경계선에서 고기잡이를 일삼는 불법 어선을 적발할 수 있다. 파도로 배가 흔들려도 안정적으로 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반경 5km까지 사물정보 획득이 가능해 외국 경쟁제품과 비교해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선박용 주야간 감시 시스템은 동요안정화(Stabilization) 알고리듬, 팬 틸트 제어, 레이저, 광학 및 디지털 카메라 제어기술 등의 IT융합기술이 결합돼 있다.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 품목화를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시킬 수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박 건조실적 1위의 조선강국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선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및 기술들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다. IT와 융합해 개발된 이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우리나라 선박 기자재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킨 사례로 꼽힌다.

이 제품은 지난 2007년에 개발돼 국내 조선사와 방위산업은 물론, 해외 15개국에도 자체 브랜드로 수출을 준비 중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체는 물론 일본, 중국, 베트남, 터키,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두바이 등에 수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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