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절한 부지를 찾기 힘들고, 주민들의 민원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국내 풍력발전 업체들이 줄곧 토로하고 있는 어려움이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은데다, 바람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지역이 적다.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도 멀리서 보기에는 멋지지만, 인근 주민에게는 소음을 유발하는 `민원의 대상`으로 여겨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해상풍력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러한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많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얻는다=해상에서의 풍속은 육지에 비해 20% 정도 강하다. 또한 육지와 달리 장애물이 적어 난류와 풍속변화가 적다. 많은 원료(바람)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해상은 풍력발전에 있어 최적의 요건을 갖춘 장소인 셈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육상보다 해상풍력의 발전 효율이 1.4배 높으며, 일반적으로는 1.5∼2배 발전량이 많다. 또 해상풍력발전은 면적의 제약이 적기 때문에 대규모 단지조성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경쟁력 있는 육상풍력 부지의 고갈 및 부지사용 · 거주환경 · 민원 관련 문제의 급격한 증가로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기술개발 필요성이 증가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해외 해상풍력발전 사업 `이미 활발`=세계적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은 2008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2009년 기준 해상풍력발전 총 설치용량은 약 2GW로, 세계 풍력발전 용량의 1.2%를 차지한다. 30% 가량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설치용량은 454㎿로 덴마크 · 영국 · 독일 · 스웨덴 · 중국 등에 설치됐다.
현재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총 12개로 이 중 10개가 유럽 국가다. 전문가들은 2020년께면 유럽 풍력발전의 25%를 해상풍력이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로는 영국, 덴마크, 독일 등이 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섬나라라는 장점을 갖고 있어 발전에 유리한 영국은 최근 몇 년간 이 분야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194㎿를, 지난해에는 104㎿를 설치해 총 688㎿의 설비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풍력발전설비 용량(육해상 포함) 33GW라는 목표를 달성해 2020년부터 나라전체 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의 풍력발전 업체인 베스타스가 위치해 있는 덴마크는 독일에 이어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 2위 국가다. 덴마크에서는 풍력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덴마크는 2050년까지 모든 필요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며, 그 중심에 해상풍력발전이 있다. 1981년부터 해상풍력발전을 도입한 덴마크는 2030년까지 4GW 이상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2009년 말 현재 총 설비용량은 663.6㎿며 지난해 한 해 동안 무려 237㎿를 설치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설비용량 20~25GW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1.5GW, 2015년까지 3GW, 그리고 2020년까지 10GW를 달성하고 2030년께 20~25G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독일연방정부는 초대형 해상풍력시스템의 기술적 · 경제적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독일 최초의 해상풍력발전 시범단지 프로젝트인 `알파벤투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가동에 들어간 이 프로젝트에서는 연구프로그램 RAVE(Research at Alpha Ventus)를 통해,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각 요소에 대한 응력 · 가속도 · 소음 · 수로 · 수압 등을 계측한다.
미국은 아직 해상풍력발전에 있어 초기단계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최근 미국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케이프윈드의 건설을 허가했으며, GE와 오하이오주 풍력발전 개발업체인 LEEDCo는 2012년까지 북아메리카 이리호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GE는 지난 3월 해상풍력발전 분야에 5000억여원을 투자해 영국 · 노르웨이 · 스웨덴 · 독일 등 유럽 4개국에서 기어리스(gearless) 방식의 4㎿급 해상풍력발전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GE는 스캔윈드라는 업체 인수를 통해 첨단 동력부품 및 제어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로 특수 설계한 4㎿급 해상풍력터빈 등을 유럽 내 4개국에서 제조 및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해상풍력발전 사업 `야심찬 시작`=우리나라는 아직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있어 시작 단계다. 하지만 중공업 · 조선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2008년 풍력을 포함해 태양광, 수소 · 연료전지, 석탄이용 등 4대 분야에 3~5년간 매년 100억원을 투자하는 중대형 전략기술로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원천기술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도 활발하게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개발 업체는 두산중공업 · 유니슨 · 삼성중공업 · 효성 · 현대중공업 등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