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 유적, 한국 3D 제작기법으로 환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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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단 하나 뿐인 크레인이 움직인다. 12세기 크메르인의 지상 최고 신전 `앙코르와트`를 입체 영상으로 환생시켜 줄 3차원(3D) 카메라가 신전의 기둥과 조각을 렌즈에 담는다. 때론 웅장하게 때론 섬세하게 조각된 사암은 3D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에서도 그 결이 느껴진다. 현실의 입체감처럼 자연스러운 영상을 구현해 낼 수 있도록, 양안시차와 같은 3D 데이터를 기록한 작은 화이트 보드도 함께 영상 기록으로 남는다.

EBS가 세계 처음으로 시도하는 앙코르 문명의 3D 입체 복원 작업을 통해 12~13세기 크메르인의 문명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기록된 입체 영상은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만나 12세기 화려한 시절로 되돌아간 앙코르와트를 재현해낼 예정이다. 현재는 파괴돼 검게 그을린 채로 존재한 거대한 제국일 뿐, 과거 웅장하고 화려했던 앙코르 문명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NHK나 BBC의 다큐멘터리도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현재의 모습을 담은 것에 그쳤을 뿐이다. 역사적 고증과 3D 입체 영상으로 과거 앙코르와트를 재현하려는 노력은 EBS가 처음이다.

당시 모습과 색채까지 되살리기 위해 EBS는 독일 · 프랑스 · 호주 학자들을 통한 역사적 고증도 진행했다. 캄보디아 국영방송사 TVK와 캄보디아 문화부의 전통의상 전문가도 숙식을 함께 하며 제작을 준비해 왔다.

앙코르 문명 시대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역사극을 촬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제작 인프라가 없다. 셋트장이 마련된 태국까지 건너가 12세기 문명의 건설을 재현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000km 떨어진 태국 셋트장 칸차나부리까지 옮겨 간 소품만 1000여 점. 40박스를 3톤 트럭에 가득 담아 캄보디아 국민 배우까지 동원해 태국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은 이번 작업을 통해 3D 제작 기법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공개된 10여분의 편집 분량은 3D 영상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클로즈업 신까지 담고 있었다. 제작진은 기계식 리그가 아닌 물리적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리그를 사용해 사람의 눈을 따라 클로즈업을 하듯 자연스럽게 인물을 줌인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작품은 기획단계에서부터 3D 입체 영상 제작을 염두에 뒀다. 입체 영상의 단점인 어지러움증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입체감이 연속성을 갖도록 설계했다. 특이한 점은 제작 현장에서 안경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과학적인 입체 영상 관리를 위해 도입한 방법이다. 오른쪽 영상과 왼쪽 영상이 겹쳐진 픽셀을 정확하게 계산해 입체감의 연속성을 보장한 것이다. 매 컷마다 이러한 데이터를 담은 보드를 함께 촬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유열 PD는 “거대한 블루스크린에서 합성을 위해 촬영한 다양한 몹씬은 3D 입체 영상 기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앙코르와트(캄보디아)=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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