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부품 업계가 `차이완(중국+대만) 시장`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맞춤화 전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기업들은 중국 사업장 관리자에 화교를 대거 채용해 현지화를 강화하고, 구매 담당자도 중국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부품업체들은 중국 영업 조직을 확대 · 개편하는 등 중국 전문가 영입에 분주하다.
글로벌 제조업의 무게 중심이 차이완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차이완 맞춤화 전략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사업장 관리 담당자로 글로벌 기업 출신 화교들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중국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차이완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지화를 위해서는 중국 내 현지 인력을 관리자로 양성해야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잘 알고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화교 관리자를 채용해 현지화와 본사 경영 시스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화교 관리자들은 서구식 경영방식에 익숙하면서도 중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또 이들이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구축한 인맥도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임원을 제외한 구매 담당 실무자들을 중국 전문가 위주로 재편했다. 차원대 그룹장(부장)은 중국 사업장에서 여러 업무를 담당한 중국 전문가이며, 다른 실무자들도 직 · 간접적으로 중국 관련 업무를 담당한 인력들이다. 중국 부품 조달을 늘려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도 TV, 휴대폰 등 주요 부품을 차이완 기업으로부터 조달하기 위해 관련 개발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부품업체들도 폭스콘 · 라이트온 · 플렉스트로닉스 · 아리마 등 차이완 전자제품제조 생산기업(EMS)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따로 부서를 설치하고, 중국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스카웃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 노키아를 비롯한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은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차이완 EMS에 부품 구매 권한과 개발 업무를 대폭 위임했다. 샤프 · NEC · 카시오 · 히타치 등 일본 휴대폰업체조차 하반기부터 EMS를 통해 수출용 제품을 제조하기로 했으며, 삼성 · LG 등 국내 세트업체들도 EMS와 거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EMS와 거래를 트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휴대폰 업체와 직접 거래를 하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자업체들의 차이완 시장 맞춤화 전략은 선택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됐다”면서 “향후 업계 내 중국통 실무자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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