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부품연구원(원장 최평락)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최근 출력과 수명을 크게 늘린 2차전지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2차전지 음극소재로 탄소가 사용되고 있으나 용량이 작고 출력도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천연흑연이 등장해 용량 문제를 해결했으나 여전히 출력과 수명 문제가 남았다.
차세대전지연구센터는 천연흑연을 미세하게 분쇄한 다음 이를 다시 일정한 크기의 구형으로 재조립하는 방법을 통해 출력을 60%나 늘렸다. 또 여기에 특수한 표면처리를 가해 수명도 2배 정도 늘리는데 성공했다. 구형화와 표면처리 방법은 특허까지 획득한 원천기술이다.
김영준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우리 업체의 국내 전지시장 점유율은 30%가 넘지만 음극소재 점유율은 0%”라며 “일본 · 중국 등에서 수입하던 것을 국산화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전지센터가 이처럼 고성능 2차전지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산업 패러다임이 IT에서 전기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요구를 미리 예측해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7명의 주력 연구원 가운데 5명이 기업체 근무경험이 있을 정도로 현장 감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부터 정부과제로 차세대전지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차세대전지센터는 2차전지 외에도 슈퍼커패시터(축전기), 리독스플로우전지, 금속공기전지 등 최첨단 미래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서 언급한 고성능 2차전지 외에도 차세대 올리빈 양극소재와 분리막 등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센터가 개발한 분리막은 2차전지의 안전성을 5배 이상 높여 향후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차세대전지센터는 이 분야 기반조성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차세대전지분야가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뤘으나 이러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연구기반 마련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와 2차전지 핵심소재산업화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전기연구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차세대전지 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했다. 현재 사업기간이 종료돼 개발한 성과를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으며 2월 말 기준 2억3000만원의 수입금(장비를 사용하고 기업들이 내는 사용료)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센터는 이 자금으로 다시 장비를 구입해 더 많은 기업들에 사용 기회를 주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다. 차세대전지센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전지 기업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해 기업 지원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차세대전지센터는 2018년 세계 시장 석권을 목표로 삼성SDI · 엘앤에프신소재 등 기업들과 함께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양극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며 기존 전지보다 성능은 5배 이상 뛰어나면서 가격은 5분의 1 수준인 `금속-공기 전지`도 개발하기로 했다.
김영준 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은 2차전지를 양산할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면서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