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잡아라”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법 개정 및 배출권 거래제 담당 주관기관 선정이 올 연말로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지자체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거래소 유치 시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물론 친환경 녹색도시 이미지 등 다양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부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탄소배출권거래 시범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독자적으로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설립하는 등 21세기 거대한 금융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하고 나섰다.

◇지자체 간 거래소유치 경쟁 `각축`=서울과 부산, 광주·전남 등이 1년여 전부터 거래소 유치전에 일찌감치 뛰어든 가운데 최근에는 대구, 경북, 충북 등이 새로운 후발 주자로 유치전에 가세했다.

이 중에서도 부산시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다른 어느 지자체보다도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해양·파생특화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데다 국제적 파생상품 거래 인프라를 갖춘 한국거래소(KRX)의 본사가 부산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대표적인 파생 상품인 탄소배출권의 거래소 역시 당연히 부산에 설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유치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2월 정부 녹색성장위원회에 거래소 유치를 제안한데 이어 10월에는 부산시 각계 대표로 구성된 부산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켜 현재까지 지속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과 5월 각각 KRX와 유럽의 대표적인 탄소중개회사인 오베오와 탄소배출권거래소 부산 유치를 위한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탄소배출권 인사를 초청해 탄소배출권 거래를 주제로 `2010 부산 국제금융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오는 10월에는 탄소배출 관련 전문가와 기업, 금융기관 등으로 구성된 `아·태 탄소금융포럼`을 결성, 거래소 유치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한국전력거래소와 손잡고 지난해 11월 `탄소배출권거래소 광주·전남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펴고 있다. 강력한 탄소배출권거래제 담당 주관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전력거래소가 향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인 나주로 이전을 앞둠에 따라 시·도의회, 경제, 학계, 언론, 금융, 산업체, 시민단체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 국회와 중앙 부처를 방문해 지속적인 여론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는 지역 시민단체 및 경제단체, 대학, 기업 등과 연계해 대대적인 거래소 유치 운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충북도는 민선 5기 이시종 도지사가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새롭게 유치전에 합류했다. 충북도는 향후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 및 환경부 등 중앙부처의 정책 방향과 타 시·도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탄소배출권 온오프라인 거래 활발=부산시는 2008년 환경부와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 협약 체결 후 공공기관과 일반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탄소배출권거래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탄소배출권 실시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참여기관 간 탄소배출량의 잉여 또는 부족분을 사이버머니로 사고파는 시범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4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시스템을 활용해 탄소배출권을 매매했다. 모의거래로 이뤄진 이번 탄소배출권 사이버 매매를 시작으로 대구시는 향후 3년간 매분기마다 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말 탄소시장을 개설해 한 달 만에 4만7000㎏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거래하는 등 탄소배출권 거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러한 탄소배출권 시범 거래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거래소 유치를 위한 붐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충남도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사이버 상에 첫 탄소배출권거래소를 개설했다. 이 사업에는 충남도청 등 27개 공공기관이 참여, 탄소배출권을 거래했다. 충남도는 향후 온실가스 감축실적, 배출권거래 실적, 참여도 등을 평가해 연말에 1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



<지자체별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 현황>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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