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성공파도]<381>직장탐구생활 - 현실을 모른 채 이론만 알아

이론만 곱씹은 석사보다 현장에서 굴러먹은 고졸이 훨씬 일을 잘한다.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게 아닌데 몰라도 너무 모른다. 책상물림이나 먹물들은 헛배 부른 고견들만 난무하고 분위기 파악을 못한 채 입바른 소리만 해댄다. 농부가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고 자연에서 배우듯 제발 어줍잖은 자부심 대신 현장에 대한 겸손한 성찰을 했으면 좋겠다. 자꾸 사고 치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잠자코 했으면 좋겠다.



빼어난 속담 백가지만 곱씹으면 철학책 열권을 읽은 것과 같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은 단순하지만 강하다. 먹물들에게 경고한 ‘현장에 대한 겸손한 성찰’에 100% 동의한다. 하지만 ‘현장’도 ‘이론에 대한 겸손한 성찰’에 같은 무게를 실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이론 또한 현실을 근간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책 교과서와 현실의 암묵적 규칙엔 엄연한 갭이 있지만 이것이 온전히 도덕책만의 문제일까? 이론과 현실 사이의 갭을 고스란히 이론에게만 책임을 물기에는 미심쩍은 측면이 있다. 부자연스러운 ‘자신감’은 괜한 ‘열등감’의 그림자다. 혹시 ‘먹물’들에게 부질없는 ‘열등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지 되짚어 보자. 그리고 이제, 이론과 현실, 둘다 반보씩 전진하자. 이론이 실전에 귀를 기울여야 하듯 실전은 이론을 통해 반추해야 한다. 안 그러면 답습이 된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 폐쇄적인 현장주의는 현실을 더욱 비좁게 만든다. 이론과 현실은 대치되는 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할 동지이다. 맞대거리 하며 마주 볼 일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며 밀어주고 당겨줘야 할 일이다. 너무 돈만 밝혀도 안되고 너무 정의만 밝혀도 안 된다. 돈도 중요하고 정의도 중요하다. 정의롭게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 바로 이론과 실전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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