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부터 채찍까지 다 써봤다. 몽둥이로 후려쳐 보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으로 달래보기도 했다. 회초리로 쓰던 내 무기를 지팡이로 쓰라고 부하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리더가 하는 동기부여는 참 무기력하다. 될 성부른 떡잎은 놔둬도 잘 크는데 안 되는 나무는 뭘 줘도 죽는다. 되는 사람은 말려도 깃발을 들고 돌격하지만, 안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도 길 옆에 쓰러져 있다. 세상에 환멸을 느끼고 직장에 냉소적인 그들, 턱을 괴고 앉아서 간섭받기 싫어하는 그들, 어떤 방법을 써도 희생하기를 거부하는 그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할까.
당근과 채찍으로 조종하기에 사람은 너무 복잡하다.
강아지는 먹이에 꼬리를 흔들고 고래는 칭찬에 춤을 추지만 사람은 그렇게 단편적이지 않다. 사람의 동기는 훨씬 복잡하고 한결 고차원적이다.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인 동기는 자신의 내적 가치와 관련이 있다. 스스로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동기는 누가 부여한다고 받아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방식,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결정한다. 나그네의 옷은 바람이 벗긴 것이 아니라 태양이 벗겼다. 아무리 외부적 힘으로 벗겨보려 해도 안 된다. 스스로 더워져야 벗는다. 스스로의 동기를 외부에서 누군가 조종하려 들면 들수록 더 꽁꽁 싸맬지 모른다. 부하에게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작정하지 말고 부하 스스로의 내적 동기가 무엇인지 관찰하자. 리더는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부하의 내적 동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업무와 관련짓도록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다. 부하가 아직 내적 동기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에는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사람이다. 이제 전체를 줄 맞춰 말 잘 듣게만 해서는 안 된다. 각자의 창의력으로 스스로 몰입하게 해야 한다. 전체를 조종하는 동기부여 방안을 고심하지 말고 각자의 동기를 발견하도록 한 명씩 따로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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