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신간서적 e북으로 더 많이 봐

출판 역사가 바뀌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온라인 서점에서 전자책(e북) 판매량이 처음으로 하드커버(양장본) 책 판매를 앞섰다. 신간 기준으로 e북이 종이책 판매를 추월한 것이다.

더욱이 아이패드 등 태블릿PC가 보급되고 e북 리더기 가격이 내려가자 e북 판매는 속도를 내면서 종이책 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있다. 아마존닷컴 제프리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 아마존의 e북 리더인 킨들 다운로드 기준으로 143권을 팔 때마다 하드커버 100권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판매된 하드커버에는 킨들 버전이 없는 것도 포함돼 있다. 특히 분기 마지막 4주의 경우 e북 180권이 팔릴 때마다 하드커버 100권이 판매됐다. 그만큼 최근 들어 e북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e북 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다.

아마존닷컴의 킨들 라이브러리에는 63만권의 e북이 있다. 종이책은 이보다 훨씬 많다. 아이디어로지컬컴퍼니의 마이크 새츠킨 최고경영자(CEO)는 "드디어 올 날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인쇄 책자는 모든 책 중 25% 미만에 그칠 것이라며 출판업자들에게 전자책 시대를 준비하라고 조언한 인물이다. 아마존닷컴 CEO 베조스는 "아마존닷컴이 지난 15년간 하드커버를 판매해온 데 반해 e북은 고작 3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런 급격한 변화는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판매 집계에 포함된 킨들북에 1923년 이전에 발행돼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한 180만권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책들은 이미 지적재산권이 만료됐다.

아마존은 하드커버를 포함한 전체 종이책과 e북 간 판매 실적은 비교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종이책 판매는 여전히 e북에 앞선다. 그러나 신간에서 e북 판매가 하드커버를 추월한 것은 작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미국에서 신간을 낼 때 대부분은 하드커버다. 이 때문에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에서 e북 판매가 하드커버를 앞섰다는 것은 독자들이 신간을 구입할 때 종이책보다는 e북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e북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미국출판업협회(AAP)에 따르면 2002년 579만달러였던 이 시장이 4년 뒤인 2006년 2000만달러, 그 후 2년 뒤인 2008년 5350만달러를 기록해 급성장하고 있다. 2009년엔 1억6580만달러로 1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91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e북 판매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

아마존닷컴은 올 상반기 킨들 판매가 한 해 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은 킨들 가격을 지난달 말 259달러에서 189달러로 인하했다. 아마존닷컴이 보유한 킨들북 63만권 가운데 81% 이상은 평균 9.99달러 또는 그 밑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지난 2분기는 킨들이 위기에 처했던 시기다. 자체 e북 스토어를 가진 애플의 아이패드가 지난 4월 초 출시되면서 킨들을 위협했던 게 사실이다. 애플에 따르면 지난 분기 중 아이패드를 300만대 팔았다. 하지만 아마존은 지난 분기 중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은 올해 7월 6일까지 팔린 전체 e북 114만권 중 86만8000권이 아마존을 통해 팔렸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6월 아이패드의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전체 e북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 매일경제 김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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