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가 내년에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드라이에처·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장비(PE-CVD) 등 다국적 장비 기업이 차지해왔던 영역까지 국내 기업들이 점차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내년에도 기록 갱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장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리소그라피 장비의 경우 입고까지 9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도 장비 발주도 이미 일부 진행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올해 시설 투자에 2조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전자 등의 투자 확대에 따라 3조500억원으로 7500억원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다국적 반도체 장비 기업의 한 관계자 역시 “내년 국내 예상 발주 금액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도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도 반도체 부문 투자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32~33% 수준인 D램 시장 점유율을 3년 내에 최대 5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중기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아직 내년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이를 뒷받침하는 시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올해 반도체장비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104% 늘어난 3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상향조정했다. 이 협회가 지난해 12월 예상한 올해 장비 시장 규모는 245억달러였다. 내년은 올해보다 9% 늘어난 355억달러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전년대비 3배 늘어난 75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내년에는 8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들은 올해 국내 반도체 기업과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주문 증가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매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주성엔지니어링·에스에프에이·디엠에스·아토 등 주요 장비 업체들은 지난 상반기 모두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특히 드라이에처·PECVD 등 전공정 핵심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 기록 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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