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2차전지 전쟁 ◆
전지 양극재 분야에서 세계 1위인 일본 니치아는 전지 분야 최대 업체인 산요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 글로벌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은 2차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다. 일본은 이들 4대 핵심소재를 중심으로 주요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일찌감치 이뤄졌다.
국내의 경우 LG화학은 2007년이 돼서야 2차전지용 소재의 자체 생산에 돌입했다.
양극재에 대해선 LG화학과 에코프로, 삼성SDI와 L&F신소재 간의 협업이 일부 진행되기도 했다. 양극재와 분리막 일부는 국내 생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음극재 전해액 등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2차전지 업체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업체끼리 소재 개발과 배터리 공동 연구가 수년 전부터 진행돼 다른 나라의 기술이 필요 없는 상태"라며 "배터리 업체들이 단독 공급을 따내도 소재 개발이 없다면 결국 수입 의존도가 커져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녹색성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의 실질 국산화율은 20% 미만으로 전지 생산과 수출이 증가할수록 대일 소재 수입이 확대되는 구조다.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전지 소재 규모는 4억9000만달러로 국내 소재 분야 수입 중 55%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화율이 낮은 이유는 이들 소재 분야 수익성이 낮은 탓에 주로 중소기업들이 이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 4대 핵심소재를 기준으로 중소기업이 20곳, 대기업은 8곳이 참여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에 대한 원천기술 부족이 국내 업체의 문제라면 △가격 △주행거리 △충전 시간과 방법 △안전성 등은 모든 글로벌 업체가 직면한 과제다.
현재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가격이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전기차인 일본 미쓰비시의 아이미브(iMiEV)의 가격은 450만엔이며 이 중 배터리 가격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제너럴모터스(GM)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인 볼트(Volt)는 차 가격 4만달러 중 배터리 가격이 7000달러 수준이다. 각국 정부가 앞다퉈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이처럼 배터리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체 스스로 원가를 낮추는 게 시급하다.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와 오랜 충전시간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현재 기술로는 1회 충전할 때 최대 주행거리가 100~150㎞밖에 안 된다. 물론 자가 운전자들의 하루 운행거리가 100㎞ 미만인 경우가 많지만 이처럼 근거리 운행만을 목적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개인 운전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짧은 주행거리는 곧 충전 문제로 연결된다. 일반 충전을 하면 7~8시간,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30분가량 걸리는 등 불편이 많다. 미국의 배터플레이스(Better Place)가 이스라엘 등에서 전기 교환식 충전소를 모델로 구축하고 있지만 막대한 투자비(50만~100만달러)를 고려할 때 아직 보급되긴 힘들다.
2차전지의 폭발ㆍ화재ㆍ감전 위험도 남아 있다. 과거 노트북컴퓨터 배터리의 폭발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고온 고압 충격 등에 약한 편이다. 용량이 훨씬 큰 전기차용 배터리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매일경제 특별취재팀 = 김정욱 차장 / 김규식 기자 /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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