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000억원 벤처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올해 탈락한 벤처기업이 1년 새 영업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첨단 신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벤처기업 특성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곧바로 경쟁에서 밀릴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특히 대기업 하도급 벤처기업은 밖에서 오는 위기에 크게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올해 1000억 벤처클럽에 새롭게 50개사가 가입한 것을 예로 들며, 벤처가 시장 흐름에 맞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9일 벤처기업협회 산하 벤처기업연구원이 올해 1000억 벤처클럽에서 탈락한 39개사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매출액이 2008년 1312억원에서 지난해 723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했다. 전년도 6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적지 않은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으며 그 여파로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급감을 면치 못했음을 암시한다. 상당수가 음식료·섬유·비금속과 기계·제조·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체로 거래 대기업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종 파악이 가능한 34개사 가운데 18개사에 이른다. 에너지·반도체·통신기기 등 첨단제조(13개사)와 소프트웨어·정보통신(1개사) 등에 비해 많았다.
올해 새롭게 벤처1000억클럽 멤버로 이름을 올린 벤처 50개사의 영업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규모는 2008년 742억원에서 지난해는 1281억원으로 73%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90억원에서 18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대 이상의 실적 호조를 보인 IT 대기업의 덕을 본 곳도 있지만 상당수 벤처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결과로 분석됐다. 신규 업체들의 호실적은 전체 1000억 벤처기업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 1000억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975억원으로 전년도 1984억원에 비해 9억원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2008년 160억원보다 12억원 늘었다.
올해 신규 1000억기업 등록 및 탈락한 벤처기업 현황을 볼 때 경기 상황과 별개로 벤처 본연의 모습을 유지한 곳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대기업 하도급 의존이 심할수록 위기가 크게 오는 만큼, 소규모 벤처기업의 특징인 순발력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미순 벤처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000억 벤처기업 상당수가 기업 간 거래(B2B) 기업으로 조선·기계 분야는 대기업의 실적 악화 영향을 그대로 받은 것 같다”며 “벤처는 산업변화 트렌드를 빨리 읽고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펼쳐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올해 1000억 벤처기업에서 탈락한 벤처기업의 실적(단위:억원)
*자료: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연구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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