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000억클럽 `제2신화` 쓴다]<5> 넥스콘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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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넥스콘테크놀러지 대표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전문기업 ‘넥스콘테크놀러지’ 김종환 대표의 사무실 한켠에는 15㎡ 정도의 별도 연구실이 딸려있다. 그는 틈만 나면 이 연구실에 들어간다. 새벽 2~3시까지 2차전지 보호회로(PCM)과 스마트모듈&팩(SMP)을 들여다보기 일쑤다. 김 대표는 직업이 CEO고, 취미는 연구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96년 넥스콘을 창업하면서도 평생 연구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만큼 연구를 좋아한다.

10년째 CTO의 길만 걷던 김 대표에게 지난 2005년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

“회사의 견실한 성장성과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아 ‘적대적 M&A 시도’가 들어왔습니다. 경영권을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고는 하늘이 노랬습니다. 당시 넥스콘 지분은 12% 밖에 안 되었거든요.”

청천벽력이었다. 전문 경영인은 막을 자신이 없다며 떠났고, 회사는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이를 막으려고 안 해본 것이 없고, 안 가본 곳도 없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 없는 금융감독위원회까지 직접 찾아갔으니까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뛰고 또 뛰었습니다. 결국 직원들이 회사를 살렸습니다.”

당시 넥스콘 노사협의회는 직원 200명을 2개조로 나눠 100명은 개인투자자(개미)의 주식 의결권을 모았고, 나머지 100명은 밤새워 생산에 매달렸다.

이 상황에서 고객마저 잃는다면 회사의 존립자체가 어려워진다는 판단에 따라 납기는 더 앞당기고, 품질 개선에 온힘을 쏟았다.

“1개월 뒤 열린 주주총회장에서 통속에 모았던 주식을 처음 열어봤습니다. 전체 1100만주의 70%가 모여 있더군요.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CTO로 연구만 하다보니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수가 잦고 어려움이 많았다고 김 대표는 토로했다.

“2005년 전에는 경영이 뭔지 몰라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면 아무 생각없이 증자에 동의도 했습니다. 지금와도 돌이켜보면 참 어지간히도 무지했습니다.”

넥스콘은 이 일을 겪은 이후 현재까지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비전은 ‘미래에너지 응용기술을 실현하는 창조적 기업’으로 정했다. R&D투자에 매년 마진의 30~40%를 쏟아 붓고 있다.

경영시스템도 바꿨다. 회사를 3개 본부체제와 4개 자회사로 나눠 모두 독립채산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는 넥스콘아시아와 넥스콘재팬, 미래이노텍, 에스티비 등이다.

넥스콘 기술력은 본래 세계 최고였다. 지난 1998년 PCM 초창기 개발 때도 국내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모토로라부터 납품했다.

최근엔 무인전동헬기 생산전문업체인 한성티앤아이와 업무협력을 체결하는 등 전기차용 배터리제어시스템(BMS)에 이어 무인헬기용 BMS로 영역도 넓혔다.

지난해엔 지식경제부 스마트그리드 제주 실증단지사업 참여업체로 선정됐다. GS칼텍스와 전기차 충전소사업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기차용 급속 충전기를 개발 중이다. KEPCO(한국전력)와는 스마트그리드 리뉴어블(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급속 충전기는 오는 9월 제주도에 구축 중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충전소에 설치해 11월 열리는 G20정상회의 때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엔 삼성전자 갤럭시S 등에 2차전지 보호회로를 납품 중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 6월 상반기 실적만 1100억원이 넘어 25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봤다.

“PCM 분야에서 넥스콘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15%지만 하반기엔 20%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조만간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늘어날 것입니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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