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만 뺏고 잠만 오게 하는 나쁜 책도 있다. 책을 골라 봐야 하듯 사람도 골라 사귀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는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듯이 누구와 어울리는지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뀐다. 직장은 돈만 버는 곳이 아니라 사람도 버는 곳인데 여기에선 기대할 게 없다. 다들 소시민 같고 다들 도토리 키재기다. 두고두고 소장하고 싶은 멋진 책처럼 내 눈을 확 트이게 할 사람이 있는 쟁쟁한 직장으로 옮기고 싶다.
산에게 바보 하면 바보가 메아리 쳐오고 산에게 천재 하면 천재가 메아리 쳐온다.
함께 일하는 동료를 소시민에 도토리라 여기면 그만큼만 보인다. 반면에 각자의 삶에 의미와 교훈을 얻으려 들면 웬만한 위인전보다 나을 수도 있다. 앞 짧은 단견과 철 덜든 오만으로 대충 싸잡아 본건 아닌지 되짚어 보자. 한 사람은 온 우주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몸무게와 말투를 아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몰고 다니는 차와 들고 다니는 가방으로 알아지는 것이 아니다. 까탈스러운 눈으로 평가하듯 보지 말고 깊이 있는 눈으로 헤아리며 보자.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고 함께 길을 가는 세 사람 가운데서도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배우려고 들면 모두 배울 것이고 하찮게 여기면 모든 것이 하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 마음이 불편하면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나 스스로 소장하고 싶은 멋진 책 같아야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옮길 수 있겠다. 나는 소시민에 도토리면서 상대는 존경스러운 성인 같기를 기대하는 것은 억지다. 또 그런 쟁쟁한 직장으로 옮겼다 하더라도 지금 같은 실망감을 맛볼지 모른다. 상사에게 선생을 원하고 동료에게 친구를 원하면 허점은 보이게 마련이다. 인간적 기대를 내려놓고 업무적 필요로 바라보자. 그래야 내려놓았던 그 지점에서 잔잔한 감동과 뜻밖의 반전이 나를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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