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이슈@월드] 당신도 영상회의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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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회의는 임원과 직원, 경영진, 고객 간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특히 광대역인터넷 및 통신 환경 개선으로 영상회의 기술도 함께 발달하면서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출장 대신 고화질·고품질의 영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영상회의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영상회의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인 시스코는 2009년 9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630여대의 영상회의 장비를 구축하고 6만8638건의 출장을 대체하며 출장 횟수를 20% 절감, 총 3억2000만달러(약 3848억원)의 비용을 줄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KT, NHN, IBK 등이 고화질 영상회의 장비를 도입해 출장경비 절감 및 업무 생산성 향상,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 영상회의 도입을 주저한다. 고품질 영상회의를 올바로 이해하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접목시킨 사례를 살펴본다면 영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카메라와 눈을 맞추는 영상회의

영상회의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TV의 연장선쯤으로 생각하며, 일부는 전화를 활용한 콘퍼런스콜에서 조금 진화된 의사소통 정도로 여기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고품질 영상회의는 TV나 전화 어느 것과도 유사하지 않은 새로운 양상의 매체다.

고화질 영상회의는 TV, 전화, 그리고 실제 대면 회의와 구분되는 세 가지 차이점을 보인다.

첫째, 사람이 아니라 카메라와 눈을 맞춘다. 영상회의 참석자가 여러 명인 경우에도 카메라만 정면으로 바라본다면 모든 참석자와 눈을 맞추는 셈이 된다. 반면에 카메라를 보지 않으면 참석자 중 누구와도 눈을 맞출 수 없게 된다.

이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만약 나란히 앉은 세 명의 동료 A, B, C와 이야기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이 실제 회의에서 탁자 맞은편에 앉아 있다면 당신은 세 명의 시선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상회의 상황에서는 단 한 대의 카메라가 당신을 향하고 있으며 카메라의 시각이 곧 회의 참석자의 시각이 된다. 당신이 약간만 고개를 돌려 당신 앞에 늘어 선 세대의 화면 중 가장 왼쪽 화면에 위치한 A를 보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C는 당신이 B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고 생각하고, B는 당신이 A를 보기 위해, A는 당신이 자신의 왼쪽에 있는 어떤 것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회의 참석자 모두에게 당신이 왼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둘째, 상대방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볼 수 없다. 대면 회의에서는 참석자가 보고 있는 미팅 자료 및 기타 문서를 당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참석자도 당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참석자와 동일한 환경을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영상회의에서는 당신의 모습이 상대방의 스크린에 나타나고 상대방의 모습은 당신의 스크린에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당신의 환경이 얼마나 정확히 전달되고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셋째, 영상회의에서는 실제 대면 상황과 다른 대화 패턴이 나타난다. 우리는 실제 상황에서 대화를 조율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미묘한 신호를 사용한다. 그러나 영상회의에서는 이와 같은 신호 전달을 완벽히 재현할 수가 없다. 그 결과 말이 끊기게 되거나 상대방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기, 그로 인해 사과를 하며 말을 거두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대방의 제스처를 완벽히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

#영상회의의 활용 법칙

어떻게 하면 영상회의를 잘 활용할 수 있는가.

첫째, 기본적인 수칙을 지킨다. 영상회의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려면 자신이 카메라맨이 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카메라 앵글, 조명, 사운드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카메라 노트북에는 광각 렌즈가 탑재된 웹캠이 달려있다. 대부분 영상회의 중에는 스크린이 잘 보이고 내장 마이크가 가까운 거리, 즉 카메라로부터 12~16인치 떨어진 곳에 앉게 된다. 이 위치에서는 당신의 코가 당신의 귀에 비해 카메라로부터 2인치, 또는 12% 가까운 곳에 있게 되며 이른바 ‘어안 왜곡’ 현상, 즉 얼굴이 가운데로 몰려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고품질의 협각 카메라를 구비하고 카메라로부터 1m 떨어진 곳에 앉으면 상대방에게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카메라에 들어오는 피사체 중 당신의 얼굴이 가장 밝은 조명을 받아야 하며 얼굴 전체에 빛을 고르게 받아야 한다.

둘째, 자신을 프레임 안에 넣는다. 영상회의에서의 당신은 상대방과 같은 공간에 실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원격 디스플레이 직사각형 프레임 속 수천개의 화소 조합으로 비춰진 영상에 지나지 않는다.

프레임 안에는 시청자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만한 요소가 없어야 한다. 그림, 책장, 움직이는 물체 앞에 앉지 않도록 한다.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무채색 계열의 벽 앞에 앉는 것이다. 카메라는 눈높이에 맞추도록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을 내려다보거나 올려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프레임에 얼굴이 크게 나올수록 더욱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 당신의 몸, 특히 손동작이 보일 때 상대방이 당신에게 공감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셋째, 리듬을 관리한다. 영상회의에서는 두 장소 사이에서 영상 전송 과정에 지연이 발생, 청자가 끼어들 수 있는 기회를 감지했을 때 화자는 이미 다음 발언을 시작했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화자는 문장을 말하는 도중에 청자가 끼어든 말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된다.



#영상 고객센터 등 활발히 전개

많은 기업이 어떻게 고화질 영상회의를 활용하고 있는가.

첫째, 영상 고객센터 및 차세대 현금자동입출기(ATM)가 있다. 많은 기업이 영상 고객센터로 고화질 영상회의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고, 3G·4G 등 네트워킹이 확대되면서 영상 고객센터 도입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라보은행은 실제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 영상회의 장비를 활용한 고객 대응 지원로 고객 만족도 향상에 성공했다. 시티은행도 일본에서 고화질 영상회의 장비를 활용한 ‘시티 워크벤캄라는 시스템을 도입, 고객이 고화질 영상회의 장비로 은행계좌 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영상회의 솔루션은 가상 강의실로도 이용된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이 콜센터 직원을 위한 내부 교육에 고화질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원격 헬스케어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원격진료가 합법화되지 않아 영상회의 시스템이 의료 서비스에 이용되지 못하고 있지만, 가능해질 경우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산간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회의를 도입했을 때의 실패 사례 및 활용성 논란 등에 대한 고민으로 기업이 영상회의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다. 그러나 최근 고화질 영상회의 장비의 진화는 기존 영상회의 장비 활용에 따르던 제약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불러오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미팅을 위해 이동하는 도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까지 고려한다면 영상회의로 업무 생산성도 높이고 출장 비용도 줄이며, 환경까지 보호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광범 액센츄어 통신, 미디어&하이테크 산업 부문 이사 kwang-bum.koh@accenture.com

<표>고화질 영상회의 이용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