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Case Study- 삼양그룹 전자계약시스템

지난해 하반기 삼양그룹은 협력업체들과의 계약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2004년 그룹 통합구매시스템을 가동한 이후 협력업체들의 입찰 제안과 업체 선정 등 일부 업무는 전자화가 이뤄졌지만, 계약은 여전히 종이로 이뤄져 낭비요인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9년 하반기 삼양그룹은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전자계약시스템도 함께 구현하기로 하고 단계적 로드맵을 그렸다. 프로젝트는 전자계약 대상 범위를 정한 후 프로세스 수립과 업체선정, 계약서 표준화 순으로 이뤄졌다. 우선 연말까지 1차로 공사 계약을 전자화하기로 했다. 1년에 1000건에서 1500여건에 이르는 공사 하도급 계약은 공장 시설 증축과 개보수를 포함한 모든 설비 관련 계약을 포함하고 있다. 이어 삼양그룹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모든 계약을 전자화하고 페이퍼리스(Paperless) 계약 현장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ASP 도입으로 비용절감 효과 높여=시스템 구현 당시 ASP 방식과 솔루션 도입 방식을 두고 적지 않은 고민을 거쳤다. ASP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초기 투자 부담이 적지만, 개별 기능을 특화하는 데 제한이 있고, 솔루션 도입 시에는 초기 구축 비용이 소모되는 대신 차후 수정 작업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삼양그룹은 고민 끝에 ASP 방식을 선택했다. 현업의 요구와 비용절감 효과를 저울질 했을 때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면서도 비용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모든 계약은 건당 수 천원씩 사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삼양그룹은 이를 위해 비즈니스온의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전자계약시스템과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구매시스템 ‘TOPs(Total e-Procurement System)’와의 정보 연동을 통해 업무간 발생하는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통합구매시스템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면 이 정보가 전자계약시스템으로 전송돼 자동으로 ‘e계약서’가 생성된다. 이후 협력업체가 작성된 계약서에 전자 서명을 하면, 삼양그룹의 담당자가 다시 계약을 해 계약을 마치게 된다. 남윤호 삼양데이타시스템 SM사업팀 과장은 “가상 공간을 이용해 계약의 장을 만든 것”이라며 “계약 업무프로세스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업체가 선정되면 협의를 거친 후 종이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 표준화된 계약 내용과 다를 경우 법무팀에 검증을 거쳐야 하기도 하다. 계약을 책임지는 부서의 검증과정이 지난 후 해당 팀장 결재가 나면, 직인을 관리하는 부서에 가서 도장을 받아야 했다. 이어 협력업체가 다시 사무실에 방문해 양사 직인을 찍은 후에 문서를 보관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강성 삼양사 SCM실 설비자재팀 부장은 “이렇게 보관된 수많은 계약 문서를 체계적 관리하는 것이 힘든 데다 필요한 문서를 검색하는 것도 문제였다”면서 “전자계약시스템 도입 이후 계약의 작성 및 검증, 결제 과정과 직인날인 등 과정이 모두 전자화되다 보니 업무가 간소화됐고, 관리와 보안도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계약서 표준화하고 프로세스 통합=삼양그룹이 전자계약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수많은 계약서의 표준화 과정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표준화된 시스템을 적용하려다 보니 각 계열사별로 사업군이 다양하고 계약의 종류 및 특성도 제각각이었다. 유사한 공사라도 각 기업마다 갑과 을 관계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업태에 다른 특성도 존재했다. 화학 혹은 식품 계열 관계사들은 식약청이 필요로 하는 기준이 필요하기도 했다.

남 과장은 “계약서별로 표준화가 가능한 최소한의 범위를 설정해 계약서 금액, 지급조건 및 기간 등을 포함하는 공통 템플릿을 만들었다”면서 “이후 표준 계약서의 특약으로 변동 및 특약사항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현업의 동의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다른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첨부 형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로세스의 통합 과정도 쉽지 않았다. 각 사업별로 독특한 계약 및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단일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용 효과 등을 고려해 ASP 방식을 선택했지만 한계도 적지 않았다. 남 과장은 “제한된 포맷으로 현업의 요청 사항을 모두 수용하기가 불가능했으나, ASP 업체의 협조로 일부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올초부터 상반기까지 약 500여건 이상의 공사 계약을 이미 전자계약시스템으로 완수해 이미 2000여만원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어 내년에 원부원료와 일반원료 계약까지 전자화하게 되면 약 8000만원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뷰]정강성 SCM실 설비자재팀 부장

--도입 후 프로세스 개선 등 효과는.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와서 도장을 찍어야 했는데, 수작업이 줄어들고 오가는 시간도 많이 절약된다는 것을 체감한다. 일반적으로 500만원 이상 계약의 경우 반드시 인지를 붙이는데, 많게는 수십 만원을 호가하던 인지 비용이 절감된 것도 큰 효과다. 또 구매 업무가 투명화됐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스템 연동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전자계약시스템은 통합구매시스템에만 연계가 되고,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은 ERP와 연동이 되는데, 통합구매시스템 내에 전자계약용 프로세스가 있었지만 그간 활용을 못하고 있었다. 기간계 시스템과 연동 측면에서 협력업체인 비즈니스온의 도움이 컸다. 공사 계약은 통합구매시스템과의 연동으로 끝나지만 원부원료와 일반계약의 경우 ERP와 정보를 연계할 것이다.

--솔루션 도입 대신 ASP 방식을 선택한 계기는.

운영비용 절감효과가 컸다. 자체 솔루션 구축만큼은 아니지만, 현업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렴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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