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암 발생과 전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작동 경로를 규명해 암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산소가 적은 상황에서 렙틴(Reptin) 단백질을 메틸화하면, 히프원(HIF-1) 단백질의 기능을 막아 암의 진행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는 내용의 새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전문지 셀(Cell)의 자매지인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 표지논문으로 지난 9일 선정됐다.
종양 내부에는 암세포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저산소 영역이 발생한다. 또 렙틴 단백질은 암 전이를 억제하는 유전자(KAI1·카이원)의 발현을 조절, 암 발생과 전이 과정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기능의 렙틴 단백질에 존재하는 라이신 아미노산이 산소가 적은 상황에서 특이하게 메틸화되면, 메틸화된 렙틴이 암의 진행과 전이를 촉진하는 유전자의 발생을 돕는 히프원 단백질과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메틸화(methylation)란 유기화합물의 수소 원자를 메틸기(-CH3)로 치환하는 반응을 말한다. 연구진은 렙틴의 메틸화 여부가 향후 암의 진행과 전이를 진단하는 마커(암 판별물질)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국내외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