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과 겹쳐 소비자 불만 높아
화려하게 등장한 애플 ‘아이폰4’가 속속 불거진 기술적 결함과 공급 부족 사태 등을 야기하면서 소비자 불만에 직면했다. 일각에선 아이폰4의 제품 불량 문제를 집단 소송으로 몰고 갈 움직임마저 감지됐다. 애플이 이 같은 문제점들을 조기 진화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할 공산이 크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 구도에서 아이폰의 아성도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심상치 않은 결함=수신감도와 스크린 얼룩 문제로 비난받는 아이폰4의 또 다른 결함들이 속속 보고됐다. 머큐리뉴스는 30일 아이폰4 사용자들이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 ‘페이스타임’과 관련한 카메라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용자들은 애플 웹사이트 게시판과 다양한 블로그에 페이스타임을 작동시키자마자 멈춰,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기기를 껐다 켜면 해결되지만 일부는 휴대폰을 리세트해야 했다. 또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때 자신의 모습을 상대방에게 보내지 못해 상대방이 빈 화면만 보는 문제도 발견했다. 이 밖에 아이폰4의 스크린이 다른 물체와 가까워질 때 화면을 닫도록 해주는 근접센서 기능에 오류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자 미국의 한 로펌은 안테나 수신불량 문제를 집단 소송으로 몰고 갈 움직임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은 로펌 KC&R가 최근 광고를 통해 “아이폰4 구매 고객 중 수신 상태 불량이나 통화 두절 등을 경험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를 알려 달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KC&R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IT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벌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최근 부당 요금 청구 문제 등과 관련해 페이스북과 온라인 게임 업체인 징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급망관리(SCM) 역량도 도마에=소비자 주문이 폭주한 것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애플의 SCM 체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마저 아이폰4 출시 직후 “아직 구매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소비자에게 죄송하다”며 사과까지 했다. 특히 애플은 과거처럼 온라인으로 선주문한 제품의 출하 시기를 이번에도 연기하는 식의 대응을 되풀이했다. 세계 최고 IT 기업으로 부상한 애플의 위상을 감안하면 실망스럽다는 평가는 이런 이유에서다.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 티나 텡 수석애널리스트는 “쇄도하는 아이폰4 주문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애플의 SCM 체계에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올해 전체 판매량에는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소비자의 실망감은 애플 브랜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경쟁구도에 영향도=아이폰4의 이 같은 문제점에 실망한 소비자가 다른 경쟁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취약한 SCM 체계를 조기 해결하지 못할 경우, 올해부터 본격 개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노키아와 대만 HTC, 한국의 삼성전자를 유력한 대안으로 꼽았다.
노키아는 ‘N8’ 스마트폰을 최대 야심작으로 내세웠다. N8는 3세대(G) 이동통신망에서 실시간 비디오 콘퍼런싱과 고선명멀티미디어접속(HDMI), 교체형 배터리, 32GB의 측면 마이크로 SD카드 등을 내장했다. 더욱이 아이폰으로는 불가능한 어도비 플래시 기능을 구현한다. HTC의 ‘4G(세대) EVO’ 모델도 주목 대상이다. 4G EVO는 북미 시장에서 AT&T와 스프린트넥스텔 등이 선보이는 전략 모델이다. 음성 트래픽이 없을 때 총 여덟 가지 단말기를 지원하는 와이파이 라우터를 내장했다. 아이폰4에는 없는 기능이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갤럭시S’ 스마트폰도 빼놓을 수 없는 대항마라고 아이서플라이는 지적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