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폐기물로 지정돼 있는 팜열매껍질(PKS:Palm Kernel Shell)의 분류를 친환경 연료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PKS를 친환경 바이오매스 연료로 지정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폐기물로 분류돼 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팜 열매에서 식용유 원료를 추출하기 위한 씨앗을 얻을 때 생기는 부산물인 PKS는 1kg당 열량이 4600~5000㎉로, 특별한 제조과정을 거치거나 첨가제가 없어도 우드펠릿이나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다.
또 완전연소되기 때문에 재가 적다. 재는 유기농 비료로 사용돼 외국에서는 친환경 바이오 연료로 각광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연간 450만톤, 인도네시아에서 600만톤 정도 생산되고 있는 PKS는 이미 많은 양을 입도선매 식으로 유럽과 일본이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상사가 PKS 수입에 나서고 있으며,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PKS 수입 시 해상운송비까지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목질계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개발과 확보에 전력투구한다고 발표했지만, PKS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지정되지 않고 폐기물로 분류돼 있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폐기물로 지정된 PKS는 현재 국내에서 대기환경보전법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폐기물처리설비를 갖추지 않은 곳에서는 연료로 사용할 수 없다. 또 올해부터 허가 또는 신고하지 않은 폐기물은 수출입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 PKS의 반입은 더욱 어려워졌다.
박미자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환경부에서는 ‘고형 폐기물 분류 등급을 통합 연료기준으로 변경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PKS와 관련된 사항도 포함시켰고, 이를 연료로 사용했을 때 환경적 피해가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라며 “PKS의 무해성이 검증만 된다면 이를 제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과장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PKS를 연료로 인정하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과 관련 산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를 관리하는 지식경제부도 PKS를 새롭게 폐기물 에너지원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이 9월께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 바뀌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말레이시아에서 PKS를 수출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환경부가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물질의 국내 반입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중요한 대체에너지 자원을 획일적인 기준이나 잣대를 적용해 규제만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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